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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케녹스4

이어폰 안쪽의 세상 061228 이어폰을 나눠 듣는 다는 것은 특별하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을 열쇠를 귓구멍에 꽂아 열고 군중 속 고독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이어폰 안쪽은 개인적이고 은밀한 나만의 세계, 나의 궁전이다.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이 남들에게 들리지 않고 세상의 소리는 차단된다. 나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 그들이 구성하고 있는 소리의 세계에서 빗겨나 백일몽 속으로 다이빙하곤 한다. 음악에 중독되었다는 우리들은 어쩌면 음악이 아니라 이어폰이 만들어 내는 자신만의 세계에 중독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개인적이고 개인적인 자신 만의 세계를 나눈다는 의미에서 이어폰을 나눠 듣는 것은 특별하다. 그 사람의 개인적인 세계를 귀에 꽂으면 그 사람의 음악 취향에서 출발해 그 사람의 버릇이나 최근 심리 상태,.. 2009. 4. 18.
사람 사는 - 무책임한 여행자 여행을 다녀와서 그 곳이 어땠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말 했다.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지 뭐" 그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면 뭣하러 여행을 간단 말인가. 사람 사는 것이 똑같다는 것을 확인하러? 다른 곳의 냄새를 맡고 싶어서? 이국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요즘 같은 시대에 이국을 맛보고 싶어서 여행을 간다는 것은 웃긴 일이다. 어딜 가나 이국인이 넘쳐 흐르고 몇번의 손가락질로 세계 어느 나라가 어떤 사정인지도 알 수 있다. 심지어 능력만 충분하다면 실시간으로 어느 어나 어느 마을에서 누가 누구랑 싸우고 있는지도 위성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럼 사람들은 왜 여행을 갈까.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채우러 가는 것일까? 직접 눈으로 봐야만 한다는 감수성? 그런 감수성의 여행에,.. 2009. 3. 13.
섬세한 Rayman+ 트랙3번 재생버튼을 눌러주세요 보정을 하려고 마우스를 잡고 있으면 한칸 한칸 옮길 때마다 색깔이 너무 변해서 차마 만질 수가 없는 것들이 있다. 하늘 사진이 특이 그러하다. 보통은 사진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찍어 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사진도 그렇지 못하다. 후보정은 말할 것도 없고, 카메라를 든 사람의 키나 자세에 의해서, 크롭이나 기계적 차이, 렌즈에 의한 왜곡. 정말 다양한 것들이 사진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 내지 못하게 하는데 영향을 준다. 게다가 사진에는-우리가 하는 말(음성)이 주로 그러하는 것 처럼 말하고-사진을 찍을 당시의 맥락이 잘라 진채로 동떨어져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유리된다. 모든 것은 객체로 존재한다. 주체인 나 자신도 현재에서 밀려 과거가 되는 순간 .. 2008. 12. 4.
마음에 담긴 여행지 모든 사람에게, 그 사람이 처음으로 간 해외 여행지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고 한다. 살던 곳과는 다른 환경이 주는 최초의 충격이 강력하게 개인의 마음에 파고든다. 또 다시 해외 여행을 가게 되면 그 때는 '뭐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하는 마음이 들지만, 첫 여행지 만은 이국적이고 특별한 정취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나에게도 첫 해외 여행지는 특별한 기분과 애틋한 그리움과 함께 마음 속에 남아 있지만 나는 요근래 더욱 더, 그 첫 나라 보다 이 사진 속의 나라가 그리워 진다. (아무래도 나는 늦은 가을을 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제의 나라' 라는 둥 하지만 실제로 가봤더니 날 보며 '오하이요'만 하던 사람들 (물론 대한항공 승무원이 나보고 일본인이냐고 물어보긴 했지만),.. 2008.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