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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3

권정생 - 죽을 먹어도 080511 나는 내가 이상주의자라고 줄 곧 생각해왔다. 더 좋은 것, 더 훌륭한 것, 더 정의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이상주의보다는 현실주의 처럼 행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상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고, 이상을 위해 투쟁하지 않았다. 그저 나의 이상을, 이상적이지 않은 세상을 비웃었을 뿐이다. 비웃는 다는 것은 결국 내 자신도, 세상도 바뀌지 않는 비겁한 나의 타협이었다. 나는 내가 싫은 것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그 것은 아니오.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자라게 되었다. 아니오 라고 말했던 내 자신 스스로를 신기하게 돌아보면서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오늘보다는 내일 더 비겁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이상을 포기할 수가 없다. 언제나 이런 글들을 읽으면 .. 2009. 4. 2.
이영도 - 그림자 자국 0903 그림자 자국 - 이영도 지음/황금가지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이영도씨의 작품을 모두 좋아하고, 또한 그림자 자국 역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먼저 쓰는 것은 내 글의 마지막쯤에 혹평을 달아 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마지막의 혹평만 기억할 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혹평을 보고 그 다음 호평을 보면 호평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욕을 먼저 하는 것이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중 어느 것을 먼저 듣는 것과 같은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지만. 1 혹평 중학교 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그 이후에 가끔씩, 최근에는 다빈치 코드나 조금 읽다 만 베토벤 어쩌고 저쩌고 10악장인가 뭔가 하는 책에서 이런 구성을 처음 보았다. 무작위 피라미드식 소설 진행. 처음에는 .. 2009. 3. 9.
그리움과 두려움의 길항 "저는 이루미나를 사랑합니다." "너무 사랑하셔서 몸의 괴로움은 상관없을 정도로?" 또다시 나오는대로 말해버리고 만 율리아나는 황급히 입을 가렸다. 하지만 에름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전 성자가 아닙니다. 공주님. 상관없다니오. 하지만 전 이것을 말하 고 싶군요. 사랑과 고통이 꼭 길항작용을 하는 걸까요?" "예?" "사랑이 크면 다른 사소한 것은 견딜 수 있다. 혹은 사랑 때문에 눈 이 먼다. 정말 그럴까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제 경우엔 그렇지 않습니다. 전 이루미나를 사랑합니다만 그것 때문에 그녀를 한번 안을 수도 없는 고통을 잊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커지더군요. 하지만 그 녀를 안을 수 없다는 고통 때문에 그녀에 대한 사랑이 사라지지도 않 았습니다." "그런…가요?" "그래.. 2008.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