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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여행자2

사람 사는 - 무책임한 여행자 여행을 다녀와서 그 곳이 어땠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말 했다.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지 뭐" 그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면 뭣하러 여행을 간단 말인가. 사람 사는 것이 똑같다는 것을 확인하러? 다른 곳의 냄새를 맡고 싶어서? 이국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요즘 같은 시대에 이국을 맛보고 싶어서 여행을 간다는 것은 웃긴 일이다. 어딜 가나 이국인이 넘쳐 흐르고 몇번의 손가락질로 세계 어느 나라가 어떤 사정인지도 알 수 있다. 심지어 능력만 충분하다면 실시간으로 어느 어나 어느 마을에서 누가 누구랑 싸우고 있는지도 위성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럼 사람들은 왜 여행을 갈까.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채우러 가는 것일까? 직접 눈으로 봐야만 한다는 감수성? 그런 감수성의 여행에,.. 2009. 3. 13.
그리움과 두려움의 길항 "저는 이루미나를 사랑합니다." "너무 사랑하셔서 몸의 괴로움은 상관없을 정도로?" 또다시 나오는대로 말해버리고 만 율리아나는 황급히 입을 가렸다. 하지만 에름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전 성자가 아닙니다. 공주님. 상관없다니오. 하지만 전 이것을 말하 고 싶군요. 사랑과 고통이 꼭 길항작용을 하는 걸까요?" "예?" "사랑이 크면 다른 사소한 것은 견딜 수 있다. 혹은 사랑 때문에 눈 이 먼다. 정말 그럴까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제 경우엔 그렇지 않습니다. 전 이루미나를 사랑합니다만 그것 때문에 그녀를 한번 안을 수도 없는 고통을 잊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커지더군요. 하지만 그 녀를 안을 수 없다는 고통 때문에 그녀에 대한 사랑이 사라지지도 않 았습니다." "그런…가요?" "그래.. 2008.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