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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리뷰125

조경란 - 백화점 백화점 - 조경란 지음, 노준구 그림/톨 나는 백화점에는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아마, 우리 집이 백화점에 가는 집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보다 어린 20대 초중반의 여자들도 가지고 다니는 소노비(이렇게 읽는 건 맞나? 맞군 sonovi) 가방이 엄마가 가진 유일한 사치품이다. 나의 아버지는 나와 동생이 입고 질려 던져둔 잠바나 어디서 들어온지 알 수 없는 무료 티셔츠를 구멍이 날 때까지 입고 다니신다. 그 것은 이제 우리집 사정이 좀 피고 자시고를 떠나서 그런 생활 습관이 몸에 배어 선뜻 새 옷을 입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나 어머니나 나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명명백백 백화점은 나의 장소가 아니다. 나는 1층 지갑 매장 직원들이 제품을 보여 줄 때 벨벳 장갑을 깬다는 것도, 백화점.. 2011. 12. 29.
조경란 - 혀 혀 - 조경란 지음/문학동네 간만에 아주 배부른 소설을 읽었다. 발터 뫼르스 식으로 얘기 하자면, 오름을 관통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조경란의 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용사는 '감각의 제국'이라는 묘사이다. 영화 '감각의 제국'과 많이 비교가 되면서 연인에 대한 소유욕이 화자되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저 그 제목 그대로, 감각: 미각으로 세운 제국과 같은 치밀한 소설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잊고 있던 감각에 대해 일깨워준 제일 충격적인 소설은 아무래도 쥐스킨트의 향수이지만, 향수에서는 스토리를 따라가느라 조경란의 혀 만큼 민감하게 감각적인 묘사를 향유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혀'의 스토리가 단조로운 것은 아니다. 나는 친구가 이 책을 소개하면서 이미 스토리를 다.. 2011. 10. 24.
김정운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김정운 지음/쌤앤파커스 오늘날 한국사회의 문제에 대해 서로 목소리 높여가며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는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니, 남는 것은 동물적인 공격성, 분노, 적개심뿐이다. 분노, 적개심, 공격성이 공중에 둥둥 떠다닌다. 다들 '건드리기만 해봐!'하는 표정이다. 미칠 지경이다. 아니, 도대체 왜들 이러고 사는 것일까? 이 시대, 이 땅에 사는 남자들의 '재미'란 무엇인가. 저자는 사는 게 재미가 없기 때문에 남자들은 쉽게 화내고, 조급하며, 자주 좌절한다고 얘기한다. 이전에 전인권의 남자의 탄생 독후감(독후감 링크)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대 .. 2011. 10. 12.
에바 헬러 - 다른 남자를 만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ㄷ 다른남자를만나면모든것이달라진다 카테고리 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 에바 헬러 (열린책들, 2001년) 상세보기 원어 제목인 『Beim nächsten Mann wird alles anders』가 본래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구글 번역에서는 '동안 다음 사람, 모든 것이 변합니다'라고 나온다) 이 책은 『다른 남자를 꿈꾸는 여자』로 발간했던 것을 지금의 제목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제목을 보고, 지금 남자를 갈아치워라! 인 줄 알았는데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차라리 『다른 남자를 만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라면 책의 내용이 보다 더 잘 들어났을지 모르겠다. '사회와 인간의 실상, 그 허위와 모습을 간파하는' 작가라는 에바 헬러의 책은 이 것이 허위를 풍자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않고 보다.. 2011.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