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부터 "좀 죽었으면 좋겠다"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아직도 안 죽은 것을 보면, '짐 캐리의 저승사자'에 나오는 주인공 처럼 죽겠다를 한 만 번 한다고 해서 정말 죽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가 보다.
말은 죽었으면 어이구 어이구 하지만 아직도 난 잘- 살고 있다. 사실 나는 죽는 다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게 틀림 없다.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겠지만) 저자 데이비드 실즈는 자신과 아버지의 가치관을 비교하며 죽음에 대해 말한다. 참 나, 이 책을 뭐라고 분류해야 할까. 아버지와 자신의 과거 이야기, 그들의 바람, 생물학적인 이야기, 육아, 사람들의 기억력 별별 얘기가 다 있어서 무엇이라고 말해도 나머지를 놓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들이 싫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모두들 언젠가는 헤어질 사람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는 모를 것이 분명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진리는 저녁이 되면 배고플 것이라는 예상보다 더 멀리 느껴지고 나는 죽는 것보다 늙는 다는 것이 더 무섭다. 늙는 다는 것은 곧 죽음의 표상이기 때문에 나는 사실 죽기를 무서워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 속의 - 자글자글한 손등에 감겨있는 조잡한 보석들, 발등에 튀어나온 핏줄을 감추는 두꺼운 스타킹, 어떻게든 벗겨진 머리를 가려보고자 하는 안타까운 옆머리, 옆자리에 앉은 노인들의 냄새와 트름, 무표정일 때조차 화난 것 같은 세월에 치인 얼굴들. 나도 늙는 다는 사실이, 무엇도 느끼지 않고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가래침만 뱉을 뿐이게 되어버린다는 예정이 너무나 무섭다.
"서른 셋이면 난 아마 죽을 거야" (2절 : 봐봐, 생명선 손금이 짧잖아 이게 딱 서른 셋이야) 는 나의 애창곡이고 그 얘기를 할 때마다 모두들 질색하거나 이제 질려서 신경도 안써주지만 내가 과연 진심으로 그것을 바라고 있을까? 예전 만큼 "당연하잖아! 바라지도 않는 거 뭐하러 말해 관심 달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가 없게 되었다는 건 알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고,
자신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 프랜시스 톰프슨
'우리에게 남은 것이 무엇이뇨? 그저 울부짖을 뿐
아예 태어나지 말 것을, 태어났으니 얼른 죽을 것을.'
-프랜시스 베이컨
'걷는 것은 넘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 우리 몸의 생명은 죽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 유지된다. 삶은 연기된 죽음에 불과하다.'
-쇼펜하우어
'사람의 인생은 모두 같다. 10세에는 사탕에 휘둘리고, 20세에는 이성에, 30세에는 쾌락에, 40세에는 야망에, 50세에는 탐욕에 휘둘린다. 그 후에는 달리 남은 것이 없으니 지혜를 추구한다.'
-루소
프랜시스 치체스터 경은 66세에 세계일주 항해를 마친 뒤에 말했다. '시도가 실패한다고 해도 무슨 상관인가? 모든 인생은 결국에는 실패한다. 우리가 할 일은 시도하는 과정에서 즐기는 것이다.'
2장 청년기 - 소년 대 소녀Ⅱ
F. 스콧 피츠제럴드는 딸 스코티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했다. '설익은 모험을 하려 들면 지독한 대가를 치르는 법이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18세에서 19세에 술을 마신 남자애들은 지금 다들 안전하게 무덤 속에 누워 있지.'
3장 중년기 - 내가 아는 모든 것은 요통에서 배웠다
아무리 반복 학습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실은, 우리는 아주 잠깐 지구 위를 걷는 동물일 뿐이고, 언젠가 사라질 껍질에 둘러싸인 벌거벗은 육신일 뿐이라는 것이다.
4장 노년기와 죽음 - 영원히 사는 법Ⅰ
오래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적게 먹고 살을 빼는 확실한 방법 외에도 시골로 이사해야 하고, 회사 일을 집으로 갖고 오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반려동물을 들이고, 휴식하는 법을 배우고, 현재만 생각하고, 웃고, 음악을 듣고, 하루에 예닐곱 시간을 자야한다. 장수하는 부모와 조부모를 두는 축복을 받아야한다(수명의 35퍼센트는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된다). 결혼을 하고, 포옹하고, 손을 잡고, 정기적으로 섹스를 하고, 많은 아이를 낳고, 어머니와 가깝게 지내고, 자식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손자들을 돌봐야 한다. 교육을 잘 받고, 뇌를 자극하고,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한다.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화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발산하고, 언제나 옳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 싱겁게 먹고 때때로 초콜릿을 먹고, 과일과 야채와 올리브기름과 생선과 가금류로 구성되는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고, 녹차를 많이 적포도주를 적당량 마셔야 한다. 운동을 해야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친구에게 속내를 털어놓아야 하고, 정신과 상담을 꺼리면 안된다. 자원봉사를 하고, 공동체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회에 다니고,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각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