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신의 대리인이라는 것도 굉장히 우습게 느껴졌어요. 인간이 신의 의사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 수 있기에, 누구 마음대로 신의 대리인이고, 신의 대리인이라 하는 것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고 어떻게 확신 할 수 있는 건지 의심이 듭니다. 자기는 확실히 나는 신의 대리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아닐 수도 있다 이거에요. 특히나 헬싱에 나온 그 바티칸 신부 말이죠. 너무 확신에 차서 그런 무시무시한 얼굴로 "나는 신의 대리인이다"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 이거에요. 그 사람이 믿는 '신'이라는 것은 분명 무서운 신이라고 생각할거야. 하지만 생각해보면 바티칸이라는 것은 로마 교황청, 로마 교황청 이라면 개신교와 마찬가지로 (제도상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거 아닙니까? 그런 무시무시한 얼굴로 피튀기며 흡혈귀를 죽이면서 "나는 하나님의 대리인이다"라고 한다면 그 사람이 믿는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세상에 존재하는 피조물들끼리 사이 좋게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서 마구잡이로 죽이는 신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자비의 하나님이라면서요; 무지 무섭네요 그거.. (자비의 하나님이라는 말을 신학적으로 얘기하자면 그렇지 않은 점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지만 지금은 단지 그 신부가 무섭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일면적인 모습을 갖다 붙였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신학적인 얘기까지 하자면 너무 길어지는데다가 제가 무슨 신학자도 아니고; 어깨넘어로 들은 것들 뿐이라 다른 논쟁에 휘말리게 되는 건 싫단 말입니다)
뭐랄까. 헬싱을 보면서 저는 '뱀파이어'라는 '마물'의 존재에 대한 것보다는 다른 것에 신학 운운하면서 따져대고 있네요. 아무튼 애들 보는 애니메이션이라지만 기분이 나빴습니다. (고2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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