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과개과1 김형경 - 좋은 이별 좋은 이별 - 김형경 지음/푸른숲 나름 2년을 함께 보냈던 녀석이 떠나고 나서 나는 그가 남긴 물건들을 다 불살라 버리지도 않았고, 온 집안에서 그의 사진을 없애지도, 누구든 붙잡고 하염없이 울지도 않았다. 그러기엔 너무 바빴다. 사실을 말하자면 애도할 시간적 여유가 없도록 나 자신을 일에서 일로 몰아 댄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의 틈틈히 시간의 빈공간을 채우듯 쓸쓸함이 몰아치면 그 때마다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했다. 아직은 안돼. 아직은, 아직은 쓰러질 수 없어. 지가 무슨 선채로 화살을 맞아 죽은 장군이라도 되는 것처럼 마음을 모질 게 먹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자학모드에 들어갔다. 마시지 않던 술을 마시고, 헤롱거리면서 아무에게나 기대고(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밥도.. 2010. 2.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