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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프라이젠되르퍼 - 마지막 담배 마지막 담배 - 브루노 프라이젠되르퍼 지음, 안성찬 옮김/들녘(코기토) 꼭 담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마지막' 이라는 말이 주는 여운은 정말 황홀한 기분 아닌가. 게다가 '마지막 담배'라니 무언가 종말적이고 대재앙 끝에 선 남자가 떠오른다. 그는 자신의 최후를 예감하고 갈무리 해두었던 마지막 담배를 조심스럽게 꺼낸다. 주름이 지고 금방이라도 꺾여 버릴 것 같은 궐련이다. 행여 부러질까 조심스럽게 입에 물고 역시 조심스럽게 불을 붙인다. 절대 불은 한 번에 붙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필터를 잡고 아주 깊게 담배 연기를 들이 마신다. 오랜 시간 니코틴을 맛보지 못했던 그의 허파가 폐포를 힘껏 팽창에 연기를 긁어 쥔다. 그의 입을 통해 나온 연기는 그리 많은 양도 아닌데다가 공기중으로 순식간에 흩어 진다... 2009. 6. 24.
시오노 나나미 - 남자들에게 남자들에게 -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한길사 시오노 나나미라는 이름값에 비해서 '남자들에게'라는 제목과 기획은 너무 조야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조야함에 홀랑 넘어가 도서관 책꽂이에서 책을 꺼낸 것도 사실이다. 친구가 다른 책을 고르고 있을 때 책장을 슥 훑다가 눈에 들어와서 고르게 되는 책으로는 역시 선정적인 제목이 최고다. 사람 이름을 잘 기억 못하는 나로서는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를 쓴 그 사람이라는 것도 한참 책을 읽다가 눈치를 챘다. 꽤 재미있는 관점이네 하면서 몇 장 더 읽다 보니 흥미가 생겼고 조금 더 읽었을 때 시오노 나나미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는 기억이 나면서 좀 더 진지한 눈으로 책을 보게 되었다. 사실 약간 잘난척 하는 구절이나.. 2009. 6. 24.
P. 션 브램블 - 일본 일본 - P. 션 브램블 지음, 박선영 옮김/휘슬러 지구촌 문화충격 탈출기 curious Clobal culture guide 휘슬러에서 나온 이 curious 시리즈를 난 꽤 좋아하는 편이다. 어느 나라에 여행을 가기 전이나 그 나라에 관심이 생기면 꼭 이 책을 찾아서 읽어 본다. 두껍지 않은 책에 그 나라의 속사정에 대해 (꽤)깊은 이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 사람이 수 많은 나라들을 전부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책의 저자가 같은 사람은 아니다. 때문에 어떤 책은 알차고 그 나라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은 데다가 재미있기까지 한 반면, 어떤 책은 몇 가지가 결여 되어있거나 지루하다. 시리즈의 제목 그대로, 나는 그 나라에 대한 curious가 생겨서 특별히 이 시리즈를 찾아 본 것인데 .. 2009. 6. 10.
다자이 오사무 - 인간 실격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민음사 무인도에 홀딱 벗겨서 던져놔도 잘 살아 남을 것 같은 사람이 있다. 필경 누군가 구해주러 오면 그 섬의 총독인양 허세를 부려 부동산을 팔아 먹을 것이다. "여기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섬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장소로, 저쪽에 전망대를 짓고 이쪽에 연못을 파고....수년간 최소 십만의 관광객이 보러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요" 하지만 인간 실격의 주인공 요조를 성냥, 텐트, 코펠, 필기도구, 공구세트와 함께 무인도에 넣어주어도 금방 굶어 죽을 것이 분명하다. 요조의 굶어죽은 시체 옆에는 아마 빽빽하게 채워진 구슬픈 무인도 일기만 남을 것 같다. 인생이 어쩌니 저쩌니 하고 죽는 소리를 하는 놈들은 굶기면 자연스럽게 살고 싶어 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지만 인간 .. 2009.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