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7 김형경 - 좋은 이별 좋은 이별 - 김형경 지음/푸른숲 나름 2년을 함께 보냈던 녀석이 떠나고 나서 나는 그가 남긴 물건들을 다 불살라 버리지도 않았고, 온 집안에서 그의 사진을 없애지도, 누구든 붙잡고 하염없이 울지도 않았다. 그러기엔 너무 바빴다. 사실을 말하자면 애도할 시간적 여유가 없도록 나 자신을 일에서 일로 몰아 댄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의 틈틈히 시간의 빈공간을 채우듯 쓸쓸함이 몰아치면 그 때마다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했다. 아직은 안돼. 아직은, 아직은 쓰러질 수 없어. 지가 무슨 선채로 화살을 맞아 죽은 장군이라도 되는 것처럼 마음을 모질 게 먹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자학모드에 들어갔다. 마시지 않던 술을 마시고, 헤롱거리면서 아무에게나 기대고(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밥도.. 2010. 2. 8. 정이현 - 낭만적 사랑과 사회 091007 낭만적 사랑과 사회 - 정이현 지음/문학과지성사 RADA의 ‘SHOW'라는 노랫말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눈에 뻔히 보이는 쌩SHOW, 해먹고 해먹던 사람들만 계속 해먹는 very unhappy한 SHOW" SHOW의 규칙을 모르는 사람은 해먹을 수도 없고 따라갈 수도 없는 온통 SHOW인 세상을 비웃는 내용이다. 낭만적 사랑과 사회의 주인공은 자신의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온갖 SHOW를 다한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순차적 절차를 밟은 SHOW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크게 보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예의범절’이라는 규칙에 따라 누구나 SHOW를 하고 있다. 안부를 묻고 존댓말을 쓰고 내숭을 떨고 거짓말을 하는 것들도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SHOW가 아닌가. 그런 것.. 2010. 1. 28. 마누엘 푸익 - 거미여인의 키스 거미여인의 키스 -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민음사 '거미여인의 키스'와 항상 헷갈리는 작품인 '동굴의 여왕(한국에 동굴의 여왕으로 번역된 적이 있었고, 나는 동굴의 여왕으로 읽었는데 요즘엔 원작명으로 [그녀(she)]라고 번역 되어 있다)' 그 것 때문에 나는 항상 '거미여인의 키스' 를 지나칠 때면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를 고민하다 다른 책으로 손이 가곤 했다. 그러다가 결국, 그 책을 읽고 있었던 친구에 의해 내가 그 책을 읽지 않았다는 덜미를 잡혔고. 순순히 책을 빌렸지만, 11월 18일에 빌려 장장 68일동안이나 책을 갖고 있게 된 것이다. (도서관에 책을 연체 했음은 말할나위도 없다) 새로운 형식의 소설! 이라는 둥, 라틴 아메리카의 상황이 어쨌다는 둥, 동성애적 코드, .. 2010. 1. 25. 사람과 사람의 2009년 어느새 2010년이 되었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새해 보다, 새 나이가 입에 착 달라붙는 해인 것 같다. 매년 새 나이를 외울만 하면 또 나이를 먹어서 불쾌했었는데 올해는 아주 나이가 입에 착착 달라 붙는다. 올해 죽을 일이라도 생기는 건지 아니면 죽기까지 10년이 딱 예쁘게 남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간에 벌써 2010년이지만 2009년을 보내기가 나는 아쉽다. 2009년을 보낼 준비도 못할 정도로 너무 바쁘게 연말을 보내서 그런가 보다. 쉬기도 화끈하게 쉬어 봤고, 질리고 질려서 이제는 공부를 해야 겠다 생각 할 정도로 게임도 해봤다. 크게 일도 한 번 벌여 봤고, 울어도 보고 울려도 보고, 고개도 숙여보고 도움도 줘봤다. 그렇지만 2009년이라면 무엇보다도 사람과 가장 많이 .. 2010. 1. 2.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