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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

홍대에서 1시간30분기다려 스파게티 먹기

by Desmios 2009. 8. 1.
Pentax K20D, F2.8, 1/30초 ISO 800, 40mm

  홍대에 습하게티 집이 있는데, 유명한 집이라서 좀 기다려야 한다는 걸 나는 '아 거기 앞에 좀 앉아 있으면 되는 거겠거니'하고 그러자고 한 게 잘못이었다.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그 집. 배고프다가 배고프다가 서글픈 지경이 되어서 먹은 파넨가 뭔가 하는 건 느끼했지만 맛있게 느껴졌다. 정말 맛있어서 맛있었던 건지, 배가 너무 고파서 맛있게 느껴진건지, 기다리다 기다리다 뇌가 썩어버려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한끼에 한가지 음식을 먹을 텐데, 고작 30분 걸려서 배를 채우자고 2시간이나 음식 냄새를 맡으면서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이럴 때야 말로,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남자들은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게 싫어서 이런 집에는 안오는 가 보다. 여자+여자 들이거나 커플들 밖에 없다. 그런 남자들도 한 40대가 되면 맛집을 찾아 다니면서 참 기뻐들 한다. 그 때 쯤 되면 남자든 여자든 여하튼 먹기 위해 살기 때문인가 보다.

  오래 기다린게 약올라서 엄청나게 수다를 떨다가 나오고 싶었지만 지칠만큼 오래 앉아 있진 못했다. 서운한 마음에 가게를 나오다가 뭔가 소품으로 저런걸 놨길래 멈춰서 열심히 7장 찍었다. 같은 것을 찍은 게 한 장 더 있는데, 그건 삼청동에 갔던 얘기 하면서 올려야지




+ 추신
 대기조에 있을 때, 왠 우중중한 남자사람이 옆자리에 혼자 앉아 있길래 스파게티를 엄청나게 좋아하는가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뭔가 전화를 받더니 '어디에요? 제가 나갈까요?' 이러면서 환한 얼굴이 되서 후다닭 나가 버렸다. 아, 데이트에 DELL 노트북 백팩 매고 오지 말아 주세용 ;ㅅ;

++ 추신
 그 놈의 스파게티집이 어딘지는 친구가 춘천 어쩌고 페스티벌에서 돌아오는 대로 업데이트 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