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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

개사진과 후보정, 그리고 모니터

by Desmios 2010. 3. 11.




























  09년 10월에 찍은 것이라서 정확하게 기억 나진 않지만, 분명 그날은 햇빛이 노랬다. 강아지들이 여러마리 뒷마당을 돌아다니며 땅 냄새를 맡았다. 복실복실한 것들은 사람 마음을 풀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난 개, 강아지(개새끼)를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왠지 개사진을 보면 괜스레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무슨 프로세스지? 하면서도 말이다.

  대책없는 해맑음, 가식없는 순진무구함, 꾸미지않은 호기심 따위가 사람의 경계 틈 사이로 스며들어 방심한 사이에 실실 웃게 만든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분명 노란 느낌의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와서 열어 보니 좀 차갑다. 보정좀 해야 겠구만! 해서 포토샵 키고 만지다가 창 띄운게 너무 많아져서 모니터를 하나 더 켰다. 자취방에서 집에까지 끌고 갈 수가 없어서 처치곤란 겸 내버려둔 필립스 모니터. 너의 시간이 왔다! 하고 작업창을 분배해서 포토샵, 파이어폭스, 네이트온 대화창 세 개에 화상채팅, 익스플로러, 윈도우 탐색기 두 개. 길게 세장 모아논 사진이 맥락 없이 딱딱 짤려서 어설프게 붙어 있는 느낌이 싫어 비네팅(로모) 효과를 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군대도 안가고 사진을 파고 있는 동아리 후배에게 조언을 구하는 중이었다.

"아오 샹"
CRT 모니터와 노트북 LCD 창에서의 색감차이가 있는 건 알았지만 이래가지고는 무슨 기준에서 후보정을 해야 하는 거야.

말하자면,

   내가 LCD 화면에서 보고 보정한 색감이
= 보정하지 않은 원본 사진을 CRT로 봤을 때

말인즉슨, 보정한 사진을 보는 사람이 CRT 모니터로 보고 있을 경우에는 노랑이 과하게 들어간다는 거잖아! 그걸 고민하면서 진행을 못하고 있다 보니까 포토샵CS2가 오류나서 꺼져버렸다. 아오, 안해 진짜. 생각해보면 CRT와 LCD의 차이가 아니더라도, LCD끼리도 기종에 따라 색감이 조금씩 다르고 요즘엔 LED도 나온다는데 참 어렵다. 무슨 쇼핑몰도 아니고 ※사진의 색상은 모니터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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