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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후미진골목

생존의 맛

by Desmios 2009. 8. 4.
Pentax K20D, F4, 1/2000초 ISO 800, 40mm
정릉3동 산동네

내가 요리를 해서 음식을 만들면, 왠지 맛이 없다.
맛이 없다는 게, 예의상 맛있다고 해줄 수 있을 정도는 되지만 그렇다고 맛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먹지 못할 만큼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먹자면 먹겠지만 먹는 즐거움을 느끼자니 좀 아쉽다.

오므라이스는 망했고
볶음밥은 그저 그런 맛이었고
김치찌개도 그저 그런 맛 (엄청나게 쉬운 요리라 그랬는데)
라면은 보통 맛이지만 라면이야 하라는 대로 한 것이니까 결국 똑별나지 않은 맛

그야말로 '생존의 맛'이다. 
살려면 먹어야 하지만 먹는 다는 것이 나에겐 고역이다. 살기 위해 먹는 구나 꾸역꾸역. 어차피 소화되어 또다시 밀려올 끼니를 떼운다는 생각이 들면 사는 게 서글퍼 진다. 그래서 내가한 요리는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생존의 맛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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