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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설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by Desmios 200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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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ita - Softtyms

히요코(ひよ子)를 본 그녀는 즐겁게 외쳤다.

  "지구 특산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일본 특산품이지만. 병아리 과자를 처음 보고, 처음 먹는 사람의 먹는 방법은 대부분 이렇다

 1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머리부분을 먹는다
 2 신발이라고 남에게 보여준다
 3 어디선가 먹어본 맛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맛을 떠올린다
 4 꼬리부분을 살짝 먹고는 앞이 뚫린 신발이라며 남에게 보여준다
 5 밤 빵인가 밤 양갱인가 여하튼 무슨 밤이 들어간 빵 같은 것이랑 비슷하다고 떠올린다

 히요코의 동그란 얼굴이 눌려 있었다. 그는 가만히 얼마전에 새로 갔다 놓은 쇼파에 앉아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표정은, 그의 표정은 그녀는 그의 표정을 떠올리려다가 실패했다. 얼굴이 가물가물했다. 안면인식 장애인 그녀에겐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얼핏 차갑기 까지한 눈을 떠올리자 그의 얼굴이 흐물흐물 떠올랐다. '대강 이런 느낌이었지' 하면서도 그 얼굴을 잡힐듯 잡히진 않았다. 

 [어디서 무얼하면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무엇을 하든지 간에 절대 즐겁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그 눈만은 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끼적끼적 낙서했다. 그녀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 그를 위한 시간을 보내며 - 그를
 궁금해하는 것보다 짙고 그리워 하는 것보다 옅게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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