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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

대학로 포무노키

by Desmios 2009. 7. 1.

  나는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
  계란도 좋고, 버섯도 좋고, 케챱도 좋은데 그 것들이 다 같이 있는 요리라니! 정말 좋잖아! 해서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데, 다들 먹어봐서 알겠지만 오므라이스 요리치고 제대로 된 것 찾기가 참 힘들다. 시켜 먹는 오므라이스는 한결 같이 찐득찐득한 케챱 밥에다가 딱딱한 지단을 쌓아 가지고 슬라이드 치즈 한창 넣고 이름은 '치즈 오므라이스'입네 하는 걸 보면 내돈내놔 슈발! 학교식당에서 하는 오므라이스는 볶음밥에 계란 얹어서 존내 수상한 소스 두가지를 섞어가지고 '퓨전 소스 오므라이스'입네 하는 걸 보면 음식 갖고 장난치지마!



  오므토토마토, 오므라이스팩토리는 가봤고 지나가다가 오므라이스 전문점이라는 팻말이 있으면 들어가보는 편이다. (오므라이스는 삽겹살집 만큼 흔하진 않아서) 여기저기 다녀본 결과 그 중 포무노키 오므라이스가 가장 나와 잘 맞고 맛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자주 찾았다. 그러나!



알바를 참을 수 없다!

  그냥 아무나 일해도 일만 잘하면 된다고 뽑은 건지, 손님 대하는 태도가 도무지 서비스 업이 아니다. 그럴 거면 서빙은 뭐하러 하냐, 그냥 손님이 바로 부엌에 가서 뭐 주세요 한다음에 나왔습니다. 종 띵띵 울리면 받아가서 먹는 게 훨씬 기분 좋겠다. 음식을 내오면서 말은 "맛있게 드세요" 라고 하지만 전혀 맛있게 드세요가 아니다. '쳐먹어라' 가 왠지 귀에 왱왱 들리는 것 같다. 그래도 좀 참다가 도저히 이건 안되겠다 생각하게 된 건, 어떤 손님이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에 가서 기다리는 데도 다른 종업원이랑 한참 잡담을 하다가 느릿느릿 계산대로 가는 것을 본 이후이다. 나는 그날 어이가 없어서 내가 계산 할 때 점원에게 '여기 사장님 바뀌셨나요?'를 물어 봤는데 그건 아니란다.


  고객이 웃길 바라는 거지 우리가 웃는 다는 뜻은 아닙니다. 일까? 알바도 사람인데 매일매일 기분이 좋을 수는 없으니 가끔 힘들고 그러면 억지로 웃긴 힘들지 모른다. 뭐 자기 가게도 아닌데 일하고 돈만 받으면 됐지 뭘, 그런데 어째 내가 갔을 때마다 그렇게 힘든 일이 있었을까?
  그래도 오므라이스가 맛있기 때문에 그 알바를 본 이후로도 몇 번은 갔으나 이젠 안간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괜히 돈 보태줄 필요 없으니 안먹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혹시 알바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매장을 들여다 보았는데 마침 그 알바가 없길래 들어갔다. 그런데 이건 또 뭐야

  레몬 아이스티를 먹고 탄산음료로 리필해달라고 그랬는데, 리필은 안된다고 그런다. '이상하네, 예전에 됐는데요' 그랬더니 '원래 안그랬다' 내가 여기서 몇 번이나 받아 먹은 적이 있으니까 '언제부터의 원래냐'고 물었더니 뭐라 그랬더라? 여하튼 원래 안된단다.
  그렇지만 나는 점원이 얘기하는 '원래'는 믿지 않기로 했다. 분명 내가 그 곳에서 천원주고 아이스티를 사먹었는데 원래 부터 천오백원이었다면서 한 번도 그런적이 없다고 거짓말 하는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언제부터의 원래일까. 엉? 아니 그냥 '예, 이제 리필해드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번주 부터 그랬습니다' 하면 안될까? 
  그래도 리필은 해줬다. '원래는 안되는 데 해드릴게요' 하면서. 이렇게 고마울데가!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제 충분히 손님들이 들어오니까 더이상 판촉할 필요가 없어서인지 질이 좀 낮아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튼 나는 이제 웬만해선 안갈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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