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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花無十日紅

개나리 노란 추억

by Desmios 2008. 11. 23.



개나리, 노란 불빛에 가지까지 노랗다.

  올 봄에 개나리 피고 두근두근 하는 마음에 야생화도 찍고 쌈지길 가서 나비 모양 풍선 본 것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아니 사실 생생한 정도는 아니고 그랬었지 하고 생각하는 정도긴 하지만) 벌써 개나리는 다 떨어지고 없다. 개나리 이파리도 가지도 추워서 바들바들 떨린다. 
  그래도 난 벌써 또 봄과 개나리를 기다린다. 산수유, 개나리 봄이 왔음을 알리는 그 노랗고 앙증맞은 녀석들. 나는 봄이 지나기만 해도 또 다시 봄을 그린다. 또 봄이 왔으면, 어서 봄이 왔으면, 이 추운 살을 에는 겨울이 지나고 빨리 봄이 왔으면

 여름이 되도 나는 봄이 왔으면, 가을이 되도 봄이 왔으면, 겨울이 되도 봄이 왔으면,

  아직 추운 겨울의 끝발에 첫 산수유 꽃을 발견하는 그날부터, 반팔을 꺼내 옷걸이에 걸어 두고 옷장을 정리하는 그날까지, 나는 항상 봄을 그리워 하며 살아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처럼, 내일은 절대 오지 않고 언제나 오늘 뿐인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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