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는즐거움

스티브 길버트 -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

by Desmios 2010. 9. 1.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 - 6점
스티브 길버트 지음, 이순호 옮김/르네상스

  어느 날인가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좋아하는 프로그램(동물들이 나와서 서로 잡아 먹는 프로, 너 옷을 잘입었네 그렇게 만들었네 마구 까는 프로)이 나오지 않아 하는 수 없이 한국의 토크쇼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90년대 가수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나와 그 당시의 검열 때문에 염색한 머리를 보일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놀러와라는 프로더군 관련 기사 링크) "문신이 어디있어요 머리 염색만 해도 걸리는데"라고 말하자 노홍철의 놀란듯한 모습을 클로즈업했는데, 나중에는 노홍철이 "그땐 문신 마음대로 못 드러냈지 무한도전에서도 팔에 헤어밴드 두르고 찍었어 머리카락도 없는덴데"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2004년에 출판된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에서 마지막에 붙인 '한국어판 보론[각주:1]'에 문신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말이 써있는데 실제로 2010년 현재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아도, 지상파 방송에 살짝살짝 등장하는 모습을 보아도 문신을 개인의 취향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로 많이 바뀐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문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문신을 했다가 다시 지우는 일도 허다하다고한다.



문신도 패션? 섣불리 했다... 지우느라 또 '고생' (원본 사이트링크)
(아오 그런데 광고 있어서 짜징나네 SBS 돈벌레)


  문신에 대한 서문이 좀 많이 길었지만, 이책은 '문신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여러 나라의 문신을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현대에 이르기까지 잘 분류해 놓았다. 약간 민속지학적이고 역사서 같은 냄새가 나긴 하지만 문신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다면 중간중간의 문신 도안들과 사진들, 문신에 대한 일화들만 보더라도 충분히 하드커버책의 무거움을 상쇄할만한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메모
챕터12 영국 p.153
 1890년에는 런던에 호화로운 문신 가게를 열고, 명망 있는 문신가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기위해 그는 늘 정장을 입었고, 기품 있는 몸가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장이(-er)'는 '배관공(plumber)'과 비슷하고, '-가(-ist)'는 '예술가(artist)'와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스스로를 '문신장이'(당시에 통용되던 명칭이었다)가 아닌 '문신가'로 불렀다.
 ; 엘리야스의 '구별짓기'를 알았을까? 머리좋네


 [+]

  고등학교땐가, 문신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부모님에게 말했더니 어머니는 무시하고 아버지는 '으이구' 하는 표정에 '어휴' 하는 표정을 섞어 보이시더니 친척중에 젊었을 때 문신했다가 절대 반팔을 안입고 다니는 분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헐! 설마 그분 팔에 그런 문신이 있었다니! 쑈킹! 아무리 요즘엔 문신 지우는 기술이 있다고 해도 기왕 한거 지우기도 좀 아깝고 하는 마음에 '젊은 시절의 치기'라며 부끄러워 하게 될까봐서 문신 생각이 쑥 들어갔었다. 아버지 win


  1. "문신 금기의 역사적 기원에 관한 단상" 조현설.(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아웃사이더』15호(2003.9), '특집:문신 혹은 자유의 무늬' 내용 옮김 : (전략) 지금까지 살폈듯이 동아시아 사회에서 문신에 대한 금기가 화이론 이데올로기에 기원을 두고 유가적 신체관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형성되고 강화되었다는 사실은 거꾸로 이 금기의 사회적 영향력이 약화될 수도 있으리라는 것을 우리에게 암시해준다. 화이론과 같은 차별의 담론들은 이미 20세기를 건너면서 구조주의적 사유를 통해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유가적 담론 역시, 한편에서는 문신예술가들에게 실형을 선고할 정도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상당히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 영향력을(은) 더 줄어들 것이다. 물론 쉽게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결국 문신은 문신을 부정적인 행위로 만들어온 담론들의 퇴조와 부재 속에서 '개인적 취향'의 문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