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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이지적 성

신승철 - 한 정신과 의사의 노트

by Desmios 201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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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갈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도서관에만 가면 정신을 못차려서 큰일이다. 한 두권만 빌려야지 해서 그 책을 찾다보면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저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저 책은 전부터 보고 싶던 건데! 열권도 넘게다 팔에 싸안고 나서야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다 읽은 다음에야 아차! 제목에 속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자 이미 나는 그 무거운 책을 짊어지고 집에 온 다음이고 더는 속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한 정신과 의사의 노트'라는 제목 밑에 있는 '사랑과 성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에 홀랑 속아 넘어가 버린 것이다. 정작 사랑과 성에 대한 내용은 전체 3장의 내용중 1장일 뿐인데! 쳇! 게다가, 저번에 '금성여자 화성남자'를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서툰 남편, 고통스런 아내', '중년여성의 삶과 위기', '하루에 한 번씩 남편으 껴안아 주자', '사십대 돌연사' 등등 20대인 나와는 먼 얘기 같아 보이는 것들이 들어 있다. 에휴. 게다가 이러한 정신과의사의 에세이를 묶은 책들은 본인이 상담했던 일화를 연결지어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95년에 발행된 책이다. 5년이 지난 지금, 내용이 약간 고루한 것 사실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이 시대에까지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장애인들의 성생활, 예술과 외설의 문제, 여성 불감증), 이건 복사해서 두고두고 읽어야 겠어! 하는 내용 (성적 환상의 표현, 부도덕한 것 아니다)도 있으니 아주 시간 버렸다고는 할 수 없는듯!

  여성 불감증과 자위하지 않는 여성에 대해서는 할 말이 좀 더 있지만 금병매를 읽으러 (사실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하러) 가야 하므로 오늘은 이만 패스!


<독서메모>
제1장 섹스 트러블, 불감증의 비밀 p80

(전략)
  다섯째, 성교란 남편을 위한 봉사이므로 남편이 일찍 사정을 하고 행위를 일방적으로 끝내는 게 당연하다고 믿는 미신. 평소에 남자가 행위를 하자마자 일찍 사정을 해버리는 버릇이 있을 때에 상대 여성이 불감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럴 때마다 다른 사람보다 자의식이 좀더 강한 여성이라면 으레 남자의 쾌락을 위해 자기는 단지 몸만 빌려준 꼴이 아닌가 하고 불만스럽게 여길 것이다. 이런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어떤 여성들은 이 같은 상황을 전혀 불만스러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추신.  문제는 기교이다!
추신2. '갈증을 유발시키는 부드러운 애무', '메인 이벤트는 한없이 부드럽게' 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