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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이지적 성

아담 토쿠나가 - 슬로우 섹스

by Desmios 2010. 10. 23.
슬로우섹스
카테고리 건강 > 건강일반 > 성생활
지은이 아담 토쿠나가 (바우하우스, 2009년)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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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입장에서 '섹스할 때 제일 좋은 건 여자를 애태우는 겁니다'라는 식의 설명서를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어떻게 애를 태우라는 건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그저 상대를 약올리기만 하면 된다는 듯하고, 남자는 애를 '태우'고, 여자는 애를 '타는' 관계인 것 같다는 것이 부당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책은 여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G스팟이니 A스팟 등의 위치를 알려주면서 이렇게 하면 자위를 잘 할 수 있습니다. 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이렇게 해달라고 하세요라는 내용이 아니라. '여자 : 당신은 절대 불감증이 아닙니다. 남자 : 지금까진 당신이 미숙했기 때문입니다. 결론 : 내가하는 방법을 따라하세요' 게다가
책의 반이 넘어가도록 지금까지 당신들이 해온 섹스는 잘못된 방법 (정크섹스)입니다. 라는 것을 설법하는데 할애 한다. 아오 어이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독후감까지 쓰는 것은 책의 후반부에 '지금까지 계속 같은 얘기만 해서 지루하셨죠? 사실, 그런 얘기를 쭉 하면서 먼저 당신 정신을 좀 솎아낼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 후기에서 '아랫사람 가르치듯 하는 저의 말투에 불쾌하셨을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당신도 어서 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멋진 남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 기대, 애정이 담겨 있었다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는 친절한 속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더욱이 책의 후반에 가면 자세한 '이렇게 하세요'가 나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흠,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이 남성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 이후에도, 나는 결국 이걸 실습해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웃음) 과연 책의 내용이 정말 쓸만한 가는 확신 할 수가 없다. 저자 말에 의하면 자기의 아담 섹스스쿨에 다녔던 사람들은 대체로 구원 받는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면 아마도 괜찮은 방법이겠거니 생각할 뿐이다. 혹시 누구라도 책을 보고 실습을 해봤는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굉장한 반응을 얻었다면 신고 좀 부탁합니다.

 '간지러움'은 '좋은 느낌'으로 가는 길목 p.159

  여성에게 애무를 시도했을 때 자신이 기대하던 반응이 돌아오지 않으면, '아, 난 안 돼'라며 곧 마음을 접어버리는 소심한 남성이 너무 많습니다. 조금 만져보고 핥아보고 한 것 가지고 금세 AV 여배우처럼 음란한 반응이 돌아올 거라는 기대는 너무나 태평스러운 망상임을 남성들은 이제 깨달아야 합니다.


[+] 한가지 더
  책의 제목 역시 '슬로우 섹스'이니 만큼, 실습하는 데 오만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나는 웃지 않겠다. 한가한 주말에 느긋한 마음을 갖고 실습해야 하지 않을까. 이 바쁜 현대 사회에 '슬로우 섹스'를 실습할 수 있는 사람들은 '슬로우 푸드'를 실행할 수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