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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이지적 성

올리비아 저드슨 - 모든 생물은 섹스를 한다

by Desmios 2011. 9. 15.
모든생물은섹스를한다
카테고리 과학 > 교양과학
지은이 올리비아 저드슨 (홍익출판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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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섹스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까먹는 것이고 나 역시 자주 잊어 버리곤 있지만, 많은 생물들이 번식과 번식 이외의 목적으로 섹스를 한다. 다른 생물들의 섹스에 대해서 읽고 있자니, 인간 역시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섹스를 위해 암컷에게 먹이와 선물을 갖다 주는 수컷이나, 서로 바람을 피우면서도 서로 바람을 피우지 못하게 하고 싶어 하는 기제들, 더욱이 정조대라는 것이 인간만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것을 읽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섹스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관련된 글 링크 : 아우성은 이제 그만!). 사람이 먹고 싸고 자는 것 처럼 생존을 위한 일일 뿐이다. 먹고 싸고 자는 것이 생존에서 생활로, 그리고 문화가 될 수 있는 것 처럼 섹스 역시 그러할 뿐이다. 때문에 유난히 아름다운 성입네 어쩌고 하면서 섹스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특이하게 생각해버리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이 많아지고 유별난 것으로 생각되어 버리는 것이다.
  약간 꼬리를 내려 말하자면, 그렇다고 길가던 사람 아무하고나 눈만 맞으면 남편이고 남자친구고 간에 그냥 드러누워 버리라고 극단적으로 갈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래서 안될 건 또 뭐람. 안된다고 하니까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뿐이다.

Part 2. 타락의 진화
10.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p.206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다른 쪽은 먹이를 구하러 나가는데, 검은대머리독수리들은 종종 동물의 사체나 횃대 같은 곳에서 이성을 만나기도 한다. 이때 보다 나은 파트너를 발견하게 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검은대머리독수리들은 섹스란 둥지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야 하며 공공장소에서의 음탕한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는 일종의 사회적 규율을 갖고 있어 각각 정절을 지키도록 도움을 받고 있는 듯하다.
  만약 이러한 규범을 무시하는 신세대 독수리가 횃대 같은 데서 일을 저질러 보려고 한다면, 그 녀석은 근방의 다른 독수리들에게 가차없는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제일 성에 대해 보수적인 여론을 가지고 있다는 곳에서 포르노가 제일 많이 팔린다고, 성에 대한 얘기를 쉬쉬하고 아주 덮어 버리고 싶어하는 한국이 성매매가 이렇게나 성행한다는 것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꼭 머릿속에 똥만 들은 놈들이 입 밖으로 똥 얘긴 절대 안 꺼낸다, 영화 이지에이에서 slut은 자기가 slut 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과 비교해서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