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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이지적 성

[논문] 이동후 - 휴대전화 광고 담론의 젠더 이미지

by Desmios 2011. 10. 19.


<스테레오타입>


  저와 제 동거인은 둘 다 여자이지만, 저와 동거인은 기계와 집안일에 대한 기호가 다릅니다. 저는 주로 바깥양반의 일: 쓰레기 치우기, 인터넷 고치기, 공과금 관리하기 등을 맡아서 하고, 제 친구는 안사람의 일 : 요리하기, 청소하기, 장보기 등의 일을 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단순히 충청도 여자와 전라도 여자의 차이라고 말해 각각 개인의 취향이라고 축소하거나, 모든 남녀가 그렇다고 확대 해석 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여자와 남자의 일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의 시선을 갖고 그들에 대해 평가합니다.  이는 저자 본인 스스로가 남성중심적인 시선에서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에, 휴대전화 광고에 드러난 담론 분석에 있어서 그 가치판단이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계를 잘 다루는 것은 멋진, 좋은 일이고 여자는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이상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라고 단정해 말할 수 있을까요? 개개인의 기술적 취향과 능력의 차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광고와 스테레오타입>

  과연 광고는 현실 사회를 반영해 만들어 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광고로 인해 사회인식이 바뀌어 사회를 구성하게 되는 것일까요. 현실반영론과 사회구성론 두 가지 관점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광고가 ‘전통적 젠더질서’를 강화해 사회를 구성하는지, 아니면 이미 변화한 현실의 젠더 관계를 따라가질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이 두 가지 관점에 대한 정립 없이는 언제까지고 계속 될, 닭과 달걀의 논쟁과 같습니다.
  또한 어디까지나 상업매체인 광고가 혁신적인 성역할을 보여주기를 바랄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생깁니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서 물건을 팔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광고가 과연 소비자들이 경악하거나 불쾌감을 느낄만한 성역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광고라는 매체가 결국은 상업성을 위한 것임을 감안 할 때 우리는 광고에게 지나친 이상적 요구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시대가 지나며 (2000-2005) ‘여성 이용자는 기존의 성역할이나 젠더 정체성으로 정의되지 않는 기술적 적극성과 개인적 독립성을 보여주고 있’(이동후, 휴대전화 광고 담론의 젠더 이미지. P73.)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여성이 기술친화적이라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발전인가요? 애초에 여성은 기계를 잘 못다룬다는 인식이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그 변화가 대단해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스테 빌라의 표현에 의하면 (독후감 링크) 여성은 남성에게 일을 시켜먹기 위해서 일부러 능력이 없는 것처럼 바보 행세를 하는 전략을 쓴다고 합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여성은 기계를 못 쓰는 것일까요 안 쓰는 것일까요.




<담론분석의 한계>


  이미 누군가가 사회를 해석하는 개인적인 의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광고를 제작합니다. 이런 광고를 가지고 담론분석을 한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담론, 즉 한국 사회가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어떤 의견에 관한 분석이 아닙니다. 그 것은 그 광고를 만든 개인과 단체의 의견에 대한 분석이 됩니다. 물론 그 개인과 단체가 모여서 사회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 것이 과연 올바른 사회의 목소리인가 하는 방법론적인 문제점이 남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실제 사회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양성별의 차이가 과연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모습이 실제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습과 꼭 같을까요. 주위를 둘러보며 그런 모습을 찾아 보지만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연구 또한 사회학자의 몫이라는 점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

  기계는 어쩌면 날이 가면 갈 수록 도도해 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광고에서 나이는 사람보다 기계 친화력이 높은 젊은이를 타겟으로 지정한다는 것이 놀랍지 않을 정도입니다. 젊은이들은 WB가 화이트밸런스를 뜻하며 빛온도를 나타낸 다는 것은 모르지만, 폰에서 그 것을 어떻게 설정하는지는 알고 있으니까요. 더욱이 스마트폰의 등장은 컴퓨터의 등장에 이어,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던 기계치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모든 스마트폰 유저들이 스마트폰의 능력을 제대로 쓰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임기로 변해 버린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과연 자신이 ‘스마트’ 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 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스마트폰 광고를 보며 양성 차이 없이 모두 나아지고 있구나!라고 말할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화를 어떻게 하는지 찾는 데만도 기술적 센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성별이 휴대전화-정교한 기술-의 사용능력을 결정지을 수 있는 주요한 변인이 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