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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백가흠 - 조대리의 트렁크

by Desmios 2011. 9. 28.
조대리의 트렁크 - 8점
백가흠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그 책 어떠냐고 물어 보기에 '더러운 책'이라고 말했다. 노인을 등쳐먹는 청소년들, 갓난애를 사려고 하는 가출한 마나님, 의처층 스토커 남친의 섹스 비디오, 밀린 모텔비와 기형아에게서 도망친 고아 부부 등등. 우리 삶과 생활 속에 이런 역겨운 일이 겹겹히 함께 있었나? 하고 아랫집 반지하의 깨진 창문을 쳐다보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었다. 얇고도 두터운 벽으로 나눠진 옆집에서는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몰라요-라고 하는 그 칙칙한 상상력에 나같은 중산층 소시민은 괜히 부르르 떤다. 그 일은 내가 애써 무시하고 있던 현실이자 곧 나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추신. 난 충남에서 태어나 충남에서 자라며 서산, 태안, 해미, 유구, 공주, 대전에서 살아봤지만 '유'를 이렇게 심하게 쓰는 충남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리얼리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