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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

시와 - 길상사에서

by Desmios 2008. 12. 10.
080406 쌈지길에서 쮼이
Canon EOS 40D, 24-70mm, F/2.8, 1/40s, ISO-1600 
저작권, 초상권 : 데미


  그 당시 나는 계속 불안했다. 잠자리에 들면 계속 뒤척이고 또 뒤척이다가 스탠드를 켜놓고 또 뒤척이다가 겨우겨우 잠들곤 했다. 잠이 들어서도 곧 악몽을 꾸어서, 꿈에서 깨어 일어나면 너무 슬펐다. 나는 잠을 잘 자는 타입이라 여태껏 잠 때문에 고생한 기억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수능 볼 때도 소풍 전날에도 잠을 못자거나 하는 일은 없었는데 잠 들기 전의 이명 때문에, 그당시의 난 매일 밤 공포에 질렸다.

  지금은, 나았다고 하기에는 아직 불안하고 사실 고향 집에 있는 이층 침대에서 잘 때는 세시간 동안 잠을 못자고 뒤척이기는 하지만 (물론 거기는 매트리스랑 베개가 불편 하기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예전 보다는 나아진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지금도 그당시의 일을 자세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게다가 혼자 있는 밤이면 나는 또 오돌오돌 떨면서 무언가 자극적으로 재밌는 것을 찾아 생각을 지워 버리려고 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인지, 이 노래 (시와 - 길상사에서)를 듣고 있으면 조금, 아주 조금 마음이 가라 앉는다. 사실 가라 앉힌다기보다는 쓰다듬어 주는 느낌이지만. 


  공공 홈페이지에 개인 얼굴이 나온 사진을 올리는 것도 싫어하고, 처음 보는 사람이 알아 보기 힘든 일기 같은 잡글도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만은 나랑 화해하고 싶다. 




시와 - 길상사에서 [2007]

이렇게 
앉아 있는 이 오후에도
나무사이로 보인 하늘
아름다운 것들을

가만히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느껴지는 무언가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가지들
흘러가는 저 물소리도

어쩌나
두고 떠나기는 아쉬워
한걸음 입맞추고 돌아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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