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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제임스 대시너 - 메이즈 러너 시리즈

by Desmios 2015. 2. 28.

2014년에 개봉한 <메이즈 러너> 영화를 보고 나와서, 이건 책의 많은 스토리를 영화로 만드느라 분명 이것저것 많이 잘라냈구나. 그러면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로 나온, 그것도 최근에 영화로 나온 책을 빌리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책은 이미 대출중이고 예약도 줄서서 해야 할 지경이니 말이다. 그래도 응암정보도서관과 불광천작은도서관의 힘을 빌어 어떻게 보긴 다 봤는데.. 오쒯


메이즈 러너 - 6점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문학수첩
스코치 트라이얼 - 4점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문학수첩

데스 큐어 - 2점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문학수첩


오히려 책보다 영화가 더 매력적인 데다가, 다음 권으로 넘어가면 넘어갈 수록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아무래도 최근에 본 헝거게임과 비교하게 되는데, 헝거게임이 재미있는 소재가 캐릭터들에 끌려 다녀서 빛이 바래진 느낌이라면 메이즈러너는 그보다 더 나쁘다. 이건 뭐 캐릭터에 끌려 가는 것도 아니고, 애들이 기묘한 미로에 갇혀서 시작한다! 라는 초기 소재만 좀 흥미롭다 뿐이지 가면 갈 수록 얘기도 구질구질해지고 지루해서 빨리 읽고 덮어 버리자는 생각 뿐이었다. 


  메이즈 러너 읽은 후기를 애인에게 말하다가 국어국문과 출신인 (요즘) 책 안 읽는 애인과 좋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문학 작품에 대해서 우리가 세 가지 정도를 꼽아봤는데 그건 다음과 같다. 


0 좋은 소재(concept)[각주:1]

1 소재를 끌고 나갈 멋진 스토리

2 스토리를 받춰줄 작가의 필력


메이즈러너는 소재만 좋았다 뿐이지, 그 좋은 소재를 가지고 세 권이나 되는 스토리를 끌어기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아직 영화 2,3편도 남았고 (재수없으면 4편) 안 읽은 사람도 있을 테니 스토리 요약은 일단 가려놓는다.



  결국 요약하자면 '속고 또 속고 이제 안속아' 진심, 그래서 결국 살아 나는지 안 속는지 도중에 누가 죽는지를 확인하려고 다 읽었다. 하도 이 사람 저 사람이 속이는 통에, 작가가 뿌려논 떡밥을 스스로 다 회수하지 못한 채로 끝난 것 같다는 인상이다. 재미는 있지만 뒷통수나 겁나 쳐대지 제대로 된 반전이나 체계적으로 구성된 느낌이 없다.


  더욱이 필력은 말할 나위도 없다. 누가 러너 아니랄까봐 여기 뛰어다니고 저기 뛰어다니며 싸움을 하는데 싸움에 대한 묘사는 이거 하나로 끝난다.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치솟았다." 한국어 번역 책으로는 구글북스로 확인할 수가 없어서 영어로 검색해봤는데 이렇게 나온다.



1 메이즈 러너 에서


p.19 "feeling a rush of adrenaline"

p.71 "the pain like a burst of adrenaline through his blood"

p.131 "the adrenaline rushing through his body"

p.132 "Pulsing with adrenaline"

p.338 "panic-induced adrenaline driving them on"



2 스코치 트라이얼 에서


p.93 "a rush of adrenaline"



3 데스 큐어 에서


p.55 "adrenaline throbbed through his body"

p.87 "a mad rush of adrenaline"

p.89 "surge of adrenaline"

p.131 "release adrenaline inside him"

p.282 "adrenaline exploding through his body"

p.315 "Then adrenaline surged through his body"



어쩐지 이상하게 애가 잠만 자고 일어나면 자기 스스로도 "신기하게 몸이 회복된다"라더니 그 떡밥은 회수 안해줬다.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도 그럴것이 저렇게 온통 책에서 아드레날린으로 목욕을 해대니까 그렇지.



내가 진짜.. 까는 북리뷰를 쓰느라고 이렇게 길게 쓰다니 이건 다...

민호(이기홍)랑 뉴트(토마스 생스터)가 너무 귀여워서..... 재미 없었다고 별점 두개주고 아드레날린 검색하면서까지 깠지만 메이즈러너2 나오면 보러 갈거다 민호보러...



+ 완전 귀여운 민호 짤들 발견했는데 퍼와도 되는 건지 안되는건질 모르겠어서 소심하게 링크 검 -> 인스티즈 민호 짤방 모음




  1. 콘셉트 (concept) [명사] 어떤 작품이나 제품, 공연, 행사 따위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 ‘개념’으로 순화. -네이버 국어사전 여기서는 '개념'보다는 '소재'라고 말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지만 사실 '소재'보다도 'concept'라고 해주는 게 의미 전달이 잘 될 것 같다. 그런데 콘셉/컨셉/콘셉트 뭐라고 한국어로 말해야 세련되 보일질 모르겠어서 그냥 영어로 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