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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책+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by Desmios 2015. 2. 8.


  며칠전에 애인과 함께 건담(퍼스트 건담)을 보며 밥을 먹었다. 샤아가 뭔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자 나는 샤아가 자비 가문과 무슨 뒷 얘기가 있기에 저런 대사를 하는거냐고 물어봤다.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하기에 내가 갑자기 오늘 밤에 죽으면 나는 샤아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른 상태로 죽게 된다! 고 했더니 죽는다는 소릴 함부로 한다고 막 화를 냈다. 하지만 나는 뒷 이야기가 궁금한 걸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호빗도 [호빗: 뜻밖의 여정]을 보자마자 [호빗] 책을 빌려서 누가 죽고 결국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아보았고, 젤다의 전설을 플레이 할 때 내용이 궁금해서 공략을 먼저 읽어 버린다(재미가 없어지므로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서 어떻게 되는지 너무 궁금해서...). 지난 번 헝거게임 책 1권의 독후감에서 별점 두 개를 주고 겁나 재미 없었다며 씹어대고는 또 읽었어? 하고 비웃지 말아주시라. 너무 궁금해서 나머지 책 두 권을 구해서 날이 샐 때까지 다 읽었다. 그래서 주는 별점은!



헝거 게임 세트 - 전3권 - 6점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북폴리오


별 한 개가 오른 별 세 개! 


  사실은 책 만이라면 별점 두개나 두개 반으로 충분한데 책에도 굳이 한 개를 더 얹어 준 것은 영화의 영향이 크다. 책은 내용이 궁금해서 밤새 읽기는 했지만 [캣칭파이어]에서도 [모킹제이]에서도 1권인 헝거게임의 독후감에서 한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캐릭터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잔인한 사회 시스템으로부터의 탈출, 반란, 희망적 메시지 등이 다 묻힌 기분이었다. 그나마 캣니스는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도 아니다. 꽤 이기적인 캐릭터이다. 책에서, 게일이 피타에게 한 대사로 확연히 드러나는데 그에 대한 캣니스의 반응 역시 가관이다.


3권 모킹제이 pp.349-350

  "음, 얼마 안 있으면 아무 상관없게 되겠지. 우리 셋 다 전쟁이 끝날 때 까지 살아 있를 것 같지는 않으니까. 누구를 선택할지는 캣니스가 결정할 일일 거야. 우리 좀 자야겠다."

  게일은 하품을 한다.

  "응. 캣니스가 어떻게 결정을 하려나." 

  피타가 누우면서 팔에 찬 수갑이 난간을 타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 그건 내가 알지"

  게일의 마지막 말이 겹겹이 덮은 모피를 뚫고 간신히 들려온다.

  "캣니스는 없으면 자기가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을 고를 거야."


  온몸이 오싹해진다. 내가 그정도로 차갑고 계산적인가? 게일은 "캣니스는 포기하려니 가슴이 아파지는 사람을 고를 거야." 라거나, 심지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을 고를 거야."라고도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했다면 내가 일종의 열정에 의해 움직인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제일 친한 친구는 없으면 자기가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을 고를 거라고 예측했다. 사랑, 욕구, 심지어 나와 어울리는지 여부에 따라 내가 흔들릴 거라는 의미는 조금도 담겨 있지 않다. 나의 짝이 될 사람이 내게 줄 수 있는 게 뭔지 냉정하게 평가할 거라는 의미이다. 마치 결국엔 빵 굽는 사람과 사냥꾼 중 누가 나를 더 오래 살게 해 줄 것인지의 문제가 될 거라는 뜻 같다. 게일이 그런 말을 하다니, 피타가 반박하지 않다니 끔직하다. 내가 가졌던 모든 감정을 캐피톨과 반군들이 가져가서 마음대로 써 버린 이후라서 더욱 그렇다. 지금 이 순간에 고르라면 아주 쉬울 것이다. 나는 둘 다 없어도 잘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은 주인공에, 부실한 사회적 메시지, 배틀로얄과 관련한 표절시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만들어진 덕분에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던 책의 세부사항이 궁금해지게 만들어 책을 보고 싶게 한 좋은 상생이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책을 영화화 하면  


구글링, 출처는 사진에 표기되어 있음


요런 느낌이 되기 마련이지만, 헝거게임은 영화로 나와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헝거게임: 캣칭파이어]에서 피타가 루의 그림을 그린 것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헝거게임: 캣칭파이어 중

 

약간 아쉬우면서도 좋았던 것은 두 가지이다.


1 캣니스의 웨딩드레스가 모킹제이로 바뀌는 모습

  책이 누군가의 상상력으로 영상화 된 경우, 난 영화보다는 책을 먼저 보는 쪽을 선호한다. 영화를 보게 되었을 경우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과 나온 상황을 영화 이미지에 맞추어 상상하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헝거게임책 1권을 먼저 보고, 영화 1편을 본 후, 나머지 책 두 권을 본 상태로 나머지 영화 두 개를 찾아보았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코뉴코피아"를 책에 나온 대로 거대한 금색 원뿔 모양으로 상상했는데, 영화에서는 그냥 조금 기하학적으로 생긴 검은색 벙커 처럼 나와 실망이었다. 

  마찬가지로, 캣니스의 웨딩드레스 역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상상했건만... 영화에 나온 웨딩드레스는 왠 빅토리아 시크릿같은 드레스에 배 포장하고 남은 하얀 스트로폼 망을 덕지덕지 붙여놓음? 게다가 웨딩드레스가 변한 모킹제이의 모습 역시 상상과 달랐다. 이 것은 내가 옳고 영화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책이 영화화되었을 때 팬들이 겪어야 할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순서인 것 같다. 대신 영화로 더욱 멋있게 만들어진 장면이 많지 않은가.



2 캣니스의 노래


캣니스의 "매달린 나무(the hanging tree)" 노래를 실제로 작곡해 부르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노래 멜로디는 단순하면서도 기억에 꽤 오래 남아 요즈음 계속 흥얼 거리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책에서 묘사된 것 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노래 실력이 아니라는 것인데... 막 모킹제이 새들이 날아와 조용히 귀 기울일 정도로 훌륭한 것 처럼 나온 것 치고는 실망스러웠다. 



출처는 youtube vevo http://youtu.be/F3hTW9e20d8


가사를 붙일까 하다가 포스팅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접어 놓는다.




  그 외에, 영화와 책의 다른 점을 위키백과에서 네티즌들이 정리해 놓은 것이 있어 링크를 첨부한다. >>>> 위키백과 헝거게임 영화


  그리고 아래는 내가 처음 영화를 보기 시작할 때, 1권 2권이 아니라 부제가 붙어 있어서 순서가 헷갈렸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그럴까봐 써놓은 책과 영화의 순서.


<헝거게임 책 순서>


1) 헝거게임 THE HUNGER GAMES

2) 캣칭 파이어 CATCHING FIRE

3) 모킹제이 MOCKINGJAY


<헝거게임 영화 순서>


1)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2) 헝거게임 : 캣칭 파이어

3) 헝거게임: 모킹제이 파트1

[미개봉: 2015 공개예정] 헝거게임: 모킹제이 파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