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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학지사 이상심리학 - 공황장애

by Desmios 2015. 3. 11.
공황장애 - 6점
박현순 지음/학지사


  2008년 트라우마와는 별개로,공황발작을 처음 경험한 것은 2010년의 일이다. 집에 있는데 과호흡 증상이 생겨서 괴로웠던 일 이후에 고향에 내려가려고 서울역에 왔는데 진땀이 났다. 아래 써놓은 공황발작 진단 기준으로 따지자면 1호흡곤란, 4질식감, 6구역질, 10통제력상실에대한공포 를 느꼈다.


<공황발작의 진단 기준(DSM-IV)>


  현재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아래 열거된 증상들 중 네개 이상의 증상을 경험할 때 공황발작으로 진단한다.


1. 호흡곤란 : 숨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하다.


2. 심계항진 :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3. 떨림이나 전율 : 온몸이 벌벌 떨리거나 전율을 느낀다.


4. 질식감 : 곧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5. 흉부 통증이나 조여듦 : 가슴이 조여들거나 통증을 느낀다.


6. 구역질 혹은 속이 거북함 : 메스껍거나 속이 거북해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7. 현기증 : 어질어질하거나 비틀거리는 느낌,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8. 땀흘림 : 진땀이 난다.


9. 비현실감 : 마치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자신과 주위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10.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미쳐버릴 것 같은 공포


11. 죽음에 대한 공포 : 이러다가 죽는 것은 아닌가?


12. 감각 이상 : 사지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는 느낌이 든다.


13. 오한이나 열감 : 오한이 나거나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든다. 



  책에 의하면 "공황발작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과거에 공황발작을 일으켰던 것과 비슷한 상황/대상을 상상할 때 다시 공황발작이 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예기불안)"고 한다. 


  이런 예기불안이 있는 경우, 비슷한 상황에 다시 접하지 않으려고 회피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광장공포증은 가장 두드러진 회피행동의 하나로, 나 역시 서울역에서의 광장발작 이후 사람들이 우글우글한 곳에 혼자 있게 되는 상황을 피하곤 했다.


뒷모습만이라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혹시나 문제가 된다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댓글이나 메일(desmios696@naver.com)로 알려주세요


Canon PowerShot, F3.5, 1/50초, ISO 80

2008-05-11 하이서울페스티벌 창경궁


  그 밖에도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피하거나, 혼자 운전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 엘리베이터, 지하 공간, 목욕탕과 같은 장소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카페인이 든 음료, 운동, 성관계나 격렬한 스포츠 관람과 같이 신체적인 흥분을 일으킬 만한 활동 등도 흔히 회피하는 것들이라고 한다. 

  회피행동 이외에도 음악을 듣거나,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가까운 사람과 얘기를 나눔으로써 불안한 상황에서 주의를 분산시켜 다른 곳에 집중하는 행동도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공황발작 자체를 막아주지는 않는다. 저자는 공황을 극복하는 여섯 가지 지침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공황을 극복하는 여섯 가지 지침>

pp.133-135


 첫째, 공포를 예상하고 받아들인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인식하고 그대로 내버려두라.


 둘째, 공포가 다가오면 멈추어 기다리면서 내버려 둔다.

  저자가 제시한 <공황발작에 이르는 악순환> 도표(p99)를 쉽게 풀이하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공포 반응이 생기면 공황에서 벗어나려고 싸우는 대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내버려 두는 것이다. 이 말은 무척 어렵게 들리겠지만, 한두 번 성공하면 예상했던 것처럼 위험한 일도 생기지 않고 공황 상태도 점차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셋째, 지금 현재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바로 '지금 여기서' 나는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그 일을 계속한다. 당신이 하고 있는 구체적인 행동에 확실하게 초점을 맞추면 불쾌한 심체감각과 심리적인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다. 


  넷째, 당신의 공포수준을 10점 척도로 평가하면서 그 변화 양상을 지켜본다.

  0점은 전혀 불안이 느껴지지 않을때, 그리고 10점은 공황발작이 일어날 정도의 불안을 가리킨다. 기록을 하다 보면 불안이 계속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불안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다섯째, 공포를 견뎌낸 성과를 인정하자.

  불안한 상황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부단한 연습을 통해 자신이 공포를 마주하고 도망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공황 극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을 알 수 있다.


  여섯째, 공포가 또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이를 받아들인다.

  다시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배우는 과정의 일부이다. 모든 '실패'는 배움의 기회이며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성장의 걸음이다.



  대체로 마음을 편하게 갖고, 무엇이 나를 공포스럽게 하는지 혹은 불안을 덜어주는지 관찰해보고 공황을 마주하려고 노력하라는 이야기이다. 책에는 이 외에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방법, 기록하기,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상황보다 약간 덜어려운 부분부터 천천히 도전하기 등의 방법이 나와 있다. 

  예를 들자면 광장공포증이 공황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 "마트에서 장보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처음에는 집에서 나와보기, 마트 앞까지 가보기, 마트에 들어가보기, 혹은 큰 마트보다 먼저 작은 가게에서 맛있는 것을 사보기, 스스로 칭찬해주기 등의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런 방법들을 전부 블로그에 적자면 책을 그래도 복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간단한 활동> 부분을 마지막으로 적고 마치겠다. 작고 짧은 책이고, 너무 용어를 남발하면서 어렵게 씌여진 책은 아니니 공황발작을 경험했거나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간단한 활동>


1. 위에 설명한 여섯 가지 지침서를 소리내서 읽는다. 글자 수를 세어 보거나, 앞에서부터 또는 뒤에서부터 큰소리로 반복해서 읽는다.


2. 100에서 3씩 빼거나 7씩, 9씩 빼면서 센다.


3. 눈앞에 보이는 것을 센다. 빌딩의 창문 수, 엘리베이터의 버튼 수, 간판에 있는 글자 수 등.


4. 아무에게나 간단한 것을 물어본다. 지금 몇시죠? 이 물건은 얼마죠?


5. 자신에게 격려하는 말을 되뇌인다. '전에도 이런 기분이었지. 그때처럼 지나가고 말 거야.'


6. 주변에서 보이는 사물을 자세히 설명해 본다. 


7. 노래나 시, 성경이나 불경의 구절을 외워본다.


8. 좋아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든다.


9. 손목시계의 초침 숫자가 넘어가는 것을 본다.


10.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서 숨쉬기에 집중한다.


11. 스스로에게 긴장과 동시에 이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라. 그런 다음 의도적으로 온몸을 긴장시켰다가 어느 한 부분을 이완시켜 본다.


12. 당신이 정말 가 보고 싶은 곳을 마음에 그려보고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 본다.


13. 주변에 있는 어떤 것이라도 만져 본다. 




+ 그래서 2015년 현재 나는 어떻게 되었는가 하면, <친구와 팔짱을 끼고 친구에게만 집중하며 걷기> 부득이하게 혼자 있는 경우 <이어폰으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걷기> 방법을 쓰고 있다. 사람들이 많으면 힘들어하는 나를 배려해 팔짱을 껴준 많은 친구들(누구누구라고 하고 싶은데 혹시 빠진 사람이 있을까봐 못함)에게 감사를 건네며, 나도 말할 수 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고.

++ 인기있는 블로그가 되려면 막 공황발작을 경험한 연예인 사진이랑 머리 부여잡고 있는 사진 같은 걸 올려야 하겠지만.. 저작권에 걸릴까봐 무서워서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