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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폴 오스터 - 폐허의 도시

by Desmios 2009. 4. 6.
폐허의 도시 상세보기


  달의 궁전을 읽고 나서도 내가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 건지가 확실치 않았다. 그런 '관계미설정'이 못마땅해서 
(이래서  인간 컴퓨터라는 성격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건가. 0 아니면 1 이라는 거지)
폴 오스터 소설 한 권을 더 읽어 보기로 마음 먹었다.

 폐허의 도시는 대강 이런 내용인데,
(독후감에 줄거리를 쓰는 건 정말 못할 짓이라지만 독후감 내용 전개상 필요한 것이니 너무 허물치 말자)
여하튼 폐허의 도시가 있고 주인공 여자는 잘 살다가 어떻게 그 도시에 오게 되서 하층민이 되었고
쓰레기를 줍거나 망가진 물건을 찾아 팔아서 목숨을 연명한다. 여차저차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좀 힘들지만 열심히 산다는 내용이다.

내가 먼저 읽었던 '달의 궁전'과는 주인공의 성별도 다르고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두 작품 속의 여러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닮게 느껴졌다.

병속에 배를 만들던 "페르디난드"의 괴팍한 성격은, 주인공과 친해지기 전의 "에핑"을 닮아 있고
도서관에서 함께 산 "사무엘 파르"와의 생활은 "키티"와의 생활과 비슷하다 이 동거에서 여자쪽은 임신을 했지만 아이는 못 낳게 되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이 도서관 생활에서 그들이 책을 불태우며, 책을 자양분 삼아서 근근히 연명한 것은 달의 궁전 주인공이 외삼촌이 남겨준 책을 팔아서 살아 간 것을 연상 시킨다.

결정적으로 내가 이거 뭐야 라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이 부분을 읽고 나서 였는데
주인공이 기절한 후 실려가게 된 <워번 하우스>의 골동품을 대신 팔아서 도움을 주는 "보리스 스테파노비치"의 뚱뚱하고 머리숱이 적은(거의 대머리의) 모습에다가,
그 유머와,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는 그 '모자 홀릭!'
도무지 바버의 모습을 못보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만약 폴 오스터가 이 두 작품을 현재 대한민국 인터넷에 연재했다면 네티즌들이 밑에 달 댓글이 뻔하다.
"재탕은 이제 그만!"

아아, 이제 앍겠다. 대충 폴 오스터가 어땠고 어땠는지 적당히 알겠다. 
알겠다라고 말하는 게 오만일지 모르겠고, 하고 많은 그의 작품 중에서 하필이면 꼭 닮은 두 작품을 우연하게 골라서 읽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No more, Paul Au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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