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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후미진골목8

생존의 맛 Pentax K20D, F4, 1/2000초 ISO 800, 40mm 정릉3동 산동네 내가 요리를 해서 음식을 만들면, 왠지 맛이 없다. 맛이 없다는 게, 예의상 맛있다고 해줄 수 있을 정도는 되지만 그렇다고 맛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먹지 못할 만큼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먹자면 먹겠지만 먹는 즐거움을 느끼자니 좀 아쉽다. 오므라이스는 망했고 볶음밥은 그저 그런 맛이었고 김치찌개도 그저 그런 맛 (엄청나게 쉬운 요리라 그랬는데) 라면은 보통 맛이지만 라면이야 하라는 대로 한 것이니까 결국 똑별나지 않은 맛 그야말로 '생존의 맛'이다. 살려면 먹어야 하지만 먹는 다는 것이 나에겐 고역이다. 살기 위해 먹는 구나 꾸역꾸역. 어차피 소화되어 또다시 밀려올 끼니를 떼운다는 생각이 들면 사는 게 서글퍼 진다.. 2009. 8. 4.
집으로 돌아갈 시간 나는 밥짓는 연기가 늦게까지 놀던 아이들을 부르던 세대의 사람은 아니다. 빨리 들어오라고 부르는 친구의 어머니를 부럽게 쳐다보며 자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왠지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나는 쓸쓸해 지고, 괜히 이런 날 골목을 홀로 지나다 밑반찬 냄새와 함께 국냄새라도 맡게 되면 나는 무언가 어둑어둑한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결국 사람은 혼자이기 마련이야. 라고 말하는 건 이럴 땐 변명 처럼 들린다. 2009. 2. 2.
자하문 근처 골목 자하문 근처에도 골목이 많다. 이끼가 낀 가파른 계단들 사이에 숨어 북한산을 내다보는 집들, 언제부턴가 그 근처에 카페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많이 늘었다. 용기를 내서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그 작은 규모가 왠지 쑥스러워서 들어 갈 수가 없었다. 주문하고 기다렸다가 내 번호가 되면 가서 커피를 타오는 익명적인 프렌차이즈 커피점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다음에는 또 사진찍으러 한 번 더 가게 되면 꼭 용기를 내서 들어가봐야지! 2008. 11. 19.
성신여대골목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어두운 골목에도 햇 볕 한 줌 2008.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