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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영화와 소설 : Sixty nine

by Desmios 2009. 5. 14.
69 식스티 나인
감독 이상일 (2004 / 일본)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마사노부, 오오타 리나, 카나이 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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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sixty nine(69 식스티 나인 )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류 (작가정신,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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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호! Sixty nine 69 래! 야한영화 인줄 알고 신나서 봤더니 남녀가 나오기는 하는데 아직 땀내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잘생기긴 했지만, 그리고 그 당시 내가 고등학생이긴 했지만) 영화를 보고 그 당시 느꼈던 점은 여러가지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꼽자면

 1. 무라카미 류 누구야!
 2. 감독이 한국인인가?
 3. 아다마♥켄 졸귀 ;ㅅ;

  그러나 오늘은 위와 같은 (동인녀스러운) 얘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다른 매체, 그 중에서도 영화와 소설에 대한 이야기다!


  쓰기 전에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어떤 사람은 영화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먼저 본 쪽을 더 인상 깊게 비교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은 책을 읽으면서 영화 속 주인공들의 얼굴과 행동을 기억하며 비교하게 될 것이고 책을 먼저 본 사람은 영화를 보면서 빠진 장면이나 세세하지 않은 묘사를 비교하게 될 것이다. 사실 그 것은 비단 소설과 영화의 차이가 아니라 그저 무엇이 처음 각인 됐는가 하는 문제다. 크리스티앙 그르니에가 쓴 커플 소설이 있다. 각각의 제목은 '내 여자친구 이야기/내 남자친구 이야기' 인데 한 커플의 이야기를 한 편은 남자입장에서, 한 편은 여자입장에서 쓴 책이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 서로가 느끼는 점을 비교해서 읽으면 흥미롭기도 하고 참 재미있다. 내가 그 책을 먼저 읽고 어머니와 함께 읽어 본 결과. 먼저 읽은 쪽의 이야기에 좀 더 몰입해서 흥미롭게 느끼기도 하는 데다가, 읽은 쪽 화자를 더 옹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같은 이야기, 같은 매체에 다른 관점만 되어도 이렇게 먼저 읽은 쪽에 정이 더 가는 판에 영화와 소설이라면 또 오죽하겠는가 하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러므로 다음의 두 장면은 펼침으로 해서 읽으 시는 분들이 선택해서 어떤 것이든 먼저 열어 보시기를!


 sixty nine을 보(거나 읽으)며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을 각각 영화와 소설로 담아 보았다. (영화는 자막이랑 합쳐져 있지 않아서 중요한 부분만 적당히 자막을 넣었다.) 혹시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잠깐 내용 설명을 하자면, 주인공인 켄과 아다마는 적당한 이유에서 그 당시(1969년) 유행하던 투쟁 방식인 '바리케이트 봉쇄'를 하게 되었다. 봉쇄의 일환으로, 학교 이곳저곳에 페인트로 공격적인 낙서를 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영화와 소설 매체가 주는 차이점은 쉽게 알 수 있다. 묘사가 더 자세한 것, 진행이 빠른 것, 몰입도가 높은 것,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연출의 의도가 잘 보이는 것, 독자의 해석이 열려 있는 것.
  어느 것이 더 훌륭하다고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가위와 가방을 놓고 어느 것이 훌륭한가 얘기하면 웃기지 않은가. 이런 이런 과나점에서는 이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소설과 영화를 비교한다는 것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재미가 있으니 원하는 대로 보고 즐거워 하면 그만이다. 다만, 쉽게 읽히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너무 그것만 보다보면 다양한 것을 접해볼 기회를 잃고 바보가 된다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