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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花無十日紅

낙화 이후,

by Desmios 2008.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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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ki Kuramoto - Refinement - Nocturne

 꽃이 떨어져 썩는다.
 바람에 흩날리던 붉은 입술이 검은 대지 위에 입맞추면 꽃 잎은 입속까지 하얗게 질리고
 조각조각 갈라져 사라져간다. 

 낙화란 꽃의 죽음이다. 꽃 잎은 땅에 떨어져 죽는다. 

 사실 꽃이 죽는다고 표현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낙화하는 꽃을 인간이나 동물의 죽음에 대입해서 묘사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우리는 낙화한 꽃이 썩어가고, 그 것이 겨우내, 혹은 어느 오랜 세월 세상에 떠돌다 다시 꽃으로 돌아갈 것을 안다.
 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잠깐 안녕 하고 그 모습을 숨기는 것이다. 우리가 어느 곳 어느 때에 다시 나타난 꽃을 또 만나는 것이다. 


 Saying good-bye is not saying good-bye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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