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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설

삼성이라는 믿음에 대한 배신

by Desmios 2009. 8. 20.



  삼성이라고 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를 떠올립니까? 아무리 '고맙습니다' 캠페인을 하더라도
제일 먼저 '튼튼' 'A/S(서비스센터)' 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태안 기름 유출 사건도 무마시키고, 삼성 회장 세습과 검찰 출두등의 모습이 비춰지긴 하지만 삼성취직=대단함 이라고 생각되는 한국에서 삼성의 이미지는 곧 신뢰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노트북을 사면서 저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손에 힘이 없어서 그런지 손에 든 물건을 자주 흘리는 터라 삼성 제품이 아니면 제 손에서 남아나는 것이 없었죠. 예쁘지는 않지만 튼튼하잖어. 삼성의 모토 아니었나요? 삼성 노트북 Q45를 사고, 지금까지 잔고장 없이 1년하고 6개월을 잘 쓰다가 얼마전에야 겨우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좌우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처음 샀을 때 부터 소리가 좀 작길래, 노트북 내장스피커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이겠거니 생각만 했습니다. 외장 스피커를 쓰면 더 잘 들리니까 그냥 외장 스피커로 사용을 했지 어디가 고장이겠거니 생각은 안했죠. 삼성이니까요. 사우스파크를 보는데 소리가 너무 안들리길래 제어판에 들어가서 소리를 좀 키우려다가 스피커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왼쪽 스피커에서 소리가 거의 안들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소리가 안들렸구나 생각하면서 서비스 센터에 가져 갔습니다.



  결론 부터 말해 스피커가 고장났으니 3만얼마 부품비가 필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제 과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품보증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부품비가 든다는 거죠. 수리비와는 별도로. 제가 거기다 대고 뭐라고 하겠습니까. 대기업이나 되서 세금을 쳐먹으면서 소비자한테 말장난이나 하고 내 손이 무슨 고슴도치손이냐! 내 손에 들어온게 저절로 박살났단 말이여! 이러면서 소리라도 지를까요? 거기 있는 직원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봤자 그 사람들은 '제품 보증기간이 끝나서 안되겠는데요' 말만 반복하는데 제가 뭐라고 그럴까요. 1시간 좀 더 걸려서 연락이 온다는 걸 계속 기다리다가 8시까지 있었던 제가 뭐라고 그럴까요. 그냥 두세요 하고 왔죠 뭐.

  솔직한 마음으론 무상으로 스피커나 교체해주길 바랐지만 그도 안됐고.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런 걸 팔았다니 1년 6개월이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 잘못입니다 하는 사과도 못받았으니, 제품보증기간이 끝났다는데 괜히 가져가서 귀찮게 굴었네요 하면서 제가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하자있는 제품을 사는데 들인 돈이 160만원. 하자 있는 제품을 팔아 놓고 제품보증기간 타령만 하고 있어야 하다니 거기에 무슨 말을 더 해야 겠습니까?  제가 소리가 잘 안들릴 때 그걸 고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나쁜 스피커겠거니 했던 건 삼성이라는 이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설마 처음부터 하자 있는 제품을 팔았으리라고는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싸구려 만들기로 유명한 회사의 제품이었다면 의심해 봄직도 했겠죠. 최소 중국산이었으면 사지도 않았겠죠. 이젠 뭐든 제품을 받자 마자 서비스센터로 달려가서 이거 어디 고장난데 없는지 '제품보증기간내에' 한 번씩 검사를 해봐야겠군요.

  그래도 뭐 별 수 있습니까? 제품 보증기간이 끝났다는데. 그냥 다음에 살 때는 삼성 노트북을 안사면 되고, 주변에서 누가 노트북 얘기만 나오면 침을 튀기며 삼성을 욕하고, 다음부터 삼성을 안사면 되죠. 그런 생각으로 장사하는 거 아니었습니까? 너 하나 삼성 안사도 우리 손해 아니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