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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제임스 M. 케인 -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by Desmios 2009. 12. 6.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 4점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민음사

  제목이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라서 나는 포스트맨(우편집배원)과 안방마님의 불륜이라도 되는 줄 알았다. '부엌에서의 정사 장면으로는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가 유명하'다길래, 어디 한 번 봐야지 하고 영화를 찾아봤더니 1946년판도 있고 1981년 판도 있고, 나는 나보다 나이 많은 영화에는 집중을 못하는 것 같아서 조금 보다가 그만 뒀다. 그래도 그 유명하다는 부엌에서의 정사신은 봤는데 "아이고! 아까운 빵! 아까운 빵 다떨어지네!" 이러느냐고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잊어버리고 있던차에 여차저차하다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GO'를 읽게 되었는데 중간에 포스트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호기심히 동해 빌려 읽게 되었다.

  적당히 내용은, 떠돌이가 고속도로 옆의 식당 겸 주유소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가게의 안주인이랑 눈이 맞아서 주인인 그리스인을 죽이고 사고가 나서 그 눈맞은 부인도 죽이고 결국 사형당한다는 내용.

  말은 "어두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 '느와르 소설'의 창시자" 라는 둥, "욕정과 탐욕으로 가득한 당시 사회를 냉철하게 포착한 미국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표작" 이라는데 욕정과 탐욕으로 가득차지 않은 사회도 있냐. 별로 랄 건 없고, 쉽게 읽히는 책이라 재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작품이 뭐 그렇지 라는 생각을 들게한다. 워낙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 나라라 문화적 유산에 대해서 고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작가들이 쓴 책을 평가한 것을 보면 가소롭고 심할 때는 역하기 까지 한 것이 마치 연말에 방송사에서 자기네들이 만든 드라마를 극찬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방인』을 썼다"고 하는데 카뮈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아니 카뮈라고 말하기도 부끄럽고, 이방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포스트맨을 칭찬하는데 까뮈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것 만 으로도 코웃음 치기에 충분하다.

  아무튼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