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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이경윤,정승원 - 세계 악남 이야기

by Desmios 2010. 2. 22.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악남 이야기 - 2점
이경윤.정승원 지음/삼양미디어

  제목까지도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악남 이야기' 인 만큼 상식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 옛날 스캔들이 가득하다. 이런걸 누가 모른다는 거지, 하는 건 둘째치고 이런 걸 알아서 뭐하겠다는 것일까? 퀴즈쇼라도 나가서 상금을 타오게? 아니면 술자리에서 귀여운 척 하는 여자애들에게 쎈척하고 싶을 때 옛날 러시아에 라스푸틴이라는 요승이 있었는데... 혹은 드라큘라의 실제 모델은 정말로 포로들을 꼬챙이에 꿰어 달아 놨었데, 따위의 말이라도 하게? 해봐서 아는데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서로 '대화'하기 쉬운 텔레비전 얘기, 영화 얘기를 좋아하지. 나만 알아서 나만 잘난척하는 꼴이 되는 책 얘기, 역사 얘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요즘 같은 정보 과잉 시대에 도대체 '상식'이라는 게 효용이 있나? 쟤 정말 아는 게 많구나 하고 우러러 보던 시절은 90년대로 끝났다. 지금은 넘치는 정보를 어떻게 굴리느냐의 문제 아닌가? 그런데도 아직까지 '상식 백과사전'이라는 둥 '꼭 알아야 할 상식'이라는 것들이 널리게 굴러다니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초 상식조차 없는 사람들이 참 많이 널려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그리고 사실 그렇게 아는 게 없어도 돈 벌어 먹고 사는 건 아무 지장이 없다. 꼬우면 내가 돈 벌어서 그렇게 상식 풍부한 사람들을 고용해도 되는 세상이다. 그러니까 상식을 키워 놓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이람.

  그러나, 벌써 눈치 챘겠지만. 이렇게 욕을 하고 있는 나 자신 역시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역설적인 일이다. 스캔들 관련된 책들이 그렇듯이 그 싸고 쉽게 읽히는 가십성에 나도 모르게 집어 들게 된다. 다 읽고 나서, 아놔 다 아는 얘기 한 번 더 읽었네 시간 낭비했구나. 해봤자 소용 없는 것이다. 제기랄!


추신. 그래도 남의 성에 대한 괴벽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밌다.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