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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설

낭만주의자를 위한 시대란 어느 시대인가? ; 우리 시대의 낭만

by Desmios 2010. 11. 29.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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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주의자는 모든 시대 속에서 마이너리티 취급을 받아왔다. 어느 시대고 진정한 낭만주의자들은 그 시대에 속하지 않은 괴짜의 역할이었다. 현실적인 '생활'에 기반하지 않은 낭만주의자들은 소유를 포기한 히피(부랑자)의 모습이거나 노동이 필요 없는 귀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너무 많이 가져서 더 가지려고 할 필요가 없거나, 아예 가지지 않으려는 것들은 낭만주의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딴 세계의 일이었다.

  가진 것, 지켜내야 할 것이 없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에 대한 소속감도 책임감도 없는 법이다. 때문에 그들은 자유가 주는 외로움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 이외에 무엇으로도 자신을 옭아매지 않는다. 때문에 현실주의자들은 낭만주의자들을 무책임하다고 손가락질하며 '시대의 표류자'라는 이름을 붙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름에는 역설적으로 부러움이 내포되어 있다. 방랑자를 바라보는 농부의 시선에 그가 향유하는 자유에 대한 부러움과 동시에 가진 것 없는 자에 대한 자기 우월감이 섞여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Pentax K20D, F5.6, 1/3000초 ISO 400, 32mm(18-55)
2010-02-26, 수원화성

  모든 시대의 낭만주의자들이 모든 시대로부터의 도피자 취급을 받아왔다면 도대체 낭만주의자를 위한 시대란 어느 시대일까? 18세기 말 유럽의 낭만주의자들이나 60년대 히피들의 시대에도 여전히 그들은 주류에 대항한 비주류들이었다. 그러나 이 비주류들이 없다면 그 대척점인 '주류' 역시 존재할 수 없다. 모든 시대 속에 감초처럼 존재했던 낭만주의자들은 시대를 앞서거나 시대에 뒤처진것과 상관 없이, 결국 시대와 공명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낭만주의자들의 시대란 어느 시대인가. 어느 시대고 그들은 타자로서 시대에 내쳐진 듯 보였지만 그들은 모든 시대에 존재했다. 현실주의자조차 낭만주의자가 된 듯 보이는 순간들 속을 연명하며 낭만주의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낭만주의자들의 시대란 그들이 살아온, 또 살아갈 모든 시대, 오늘날을 포함한 모든 곳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2010-2학기, 뉴스문장실습, 수업시간 글쓰기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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