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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영화] 황해 ; Noir in Hard-boiled

by Desmios 2010. 12. 29.

황해
감독 나홍진 (2010 / 한국)
출연 하정우,김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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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본인은 잔인하기 위해 잔인한 쏘우는 싫어 하지만 도끼날라다니고 막 박살나고 죽고 피튀기는 건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그 중에서 박살나고 넘어지고 남자들이 비명지르는 것을 참 좋아한다. 아이 좋아- 좋아 좋아-

*미리니름(헤살이라는 표현이 있긴 하지만 난 미리니름이 좋은데../스포일러)일 수 있는 것들은 가려놨음



  폭력을 위한 폭력영화라고 비웃었던 파이트클럽(파이트클럽 이전 포스트 링크)은 그렇게 깠으면서 이 영화는 뭐 이리 좋다고 손짓발짓 해가며 동거인에게 꼭 보라 침을 튀겼을까. 명백하게,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의 좋은 점 발견이 기대했던 영화의 나쁜 점 발견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여지는 이유도 있다. 에라! 4월달에 헌혈하고 받은 영화예매권 12월 31일까지네! 제기랄! 볼 게 없어! 해리포터 볼 수도 없고, 그 중 나아 보이는 걸로 보자- 하는 마음으로 봤기 때문에 의외로 차가 막막 박살나고 사람들이 절뚝절뚝 뛰어다니자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오-

황해, 김윤석

말투가 비슷한 것 같더라니 그 사람이었어?


  여전히 안면인식장애인인 나는 이 사람이 타짜의 아귀역을 맡았던 사람이라는 걸 다 본 후, 동행인에게 들어 겨우 알았지만. 정말, 눈으로 말하는 배우인가?
  무슨 생각을 할지 알 것도 같은데- 말은 안하고, 말을 안하는 데도 알 것도 같게 만들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말을 안하는 그 무미한 담백함 자체가 바로 하드보일드가 아닌가[각주:1].
  원채 하드보일드하다는 이 배우의 연기 이외에도 극중에는 수많은 하드보일드들이 존재했다. 너무나도 다양한 하드보일드들이 황해를 사이에두고 한국을 배경으로 이렇게 통일감있게 구석구석 존재할 수 있다니. <추적자>로 유명한 나홍진 감독의 작품은 처음 보지만, 아주 매력적이었다. 네이버 영화평을 보니, 추적자 보다 긴장감이니 서스펜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별로라는데 그럼 추적자는 얼마나 재밌을까. 꺄옹!


-여자들의 하드보일드 :

_M#]

  위에서 하드보일드로 워낙 난리를 쳐나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참 간만에 괜찮은 영화를 봤다. 필요 이상으로 잔인한 장면을 넣어 놨다고 욕하는 걸 미리 보고 갔고, 잔인한 장면에서 영화관에 '어으-'하는 여자들의 신음이 울려 퍼졌지만 본인 기준으론 뭘 저런걸 가지고 그래, 어디 그래서 영화 보겠어?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려고 했으면 소릴 더 오버해서 집어 넣었겠지 저정도면 영화의 구질구질 느와르를 살리기에 딱 적당하구만 인 편. 19금 영화라 베드신이 세 장면 정도 있었지만, 세 장면 중 한 장면을 쓸데 없다고 생각된다. 데이트 영화로 비추비추! 라고 해놓은 것도 있었지만 난 재밌었는데, 내가 사람들 막 넘어지고 찔리고 부러지는 장면을 구히히- 너무 좋아했는지 동행인이 날 보고 좀 웃었다. 그렇게 좋냐구.

좋아 좋아-


  추신. 그런데 도대체 줄거리의 어디가 이해가 안된다는 거지? '내가 이해한 영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 끝나고 이해한 줄거리를 맞춰 보는 건 시험지 답 맞춰 보는 것보다 더 정신머리 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역시, 줄거리도 이해 못한 것 같은데 잔인하다고 별로라고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줄거리가 중요한가?



  1.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로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수법. [출처] 하드보일드 [hard-boiled ] | 네이버 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18482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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