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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김려령 - 우아한 거짓말

by Desmios 2011. 6. 9.
우아한 거짓말 - 8점
김려령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나 역시 남을 괴롭혀 보기도 했고, 내가 괴롭힘을 당해보기도 했다. 내가 누굴 괴롭혔을 때는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지만, 내가 괴롭힘을 당한 경우에는 대중없다. 우아한 거짓말의 천지는 자살하면서 사람들을 용서했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용서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남에게 사과 했을 때는 사소한 일마다 따끔따끔 괴롭히던 가시 같은 그 것이 쏙 사라져 버렸다. 그렇지만 누군가 내게 미안하다고 사과 한다고 하더라도 (물론 지금까지 사과하는 년놈들은 아무도 없었지만) 과연 이 상처가 사라질 것인지는 모르겠다.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 할 때 하는 겁니다. 받을 수 없는 사과를 받으면 억장에 꽂힙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사과받을 생각이 전혀 없는데 일방적으로 하는 사과, 그거 저 숨을 구멍 슬쩍 파놓고 장난치는 거예요. 나는 사과 했어, 그 여자가 안 받았지. 너무 비열하지 않나요?"

  물론 천지를 괴롭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닌다. 남들 다 하니까, 별로 나랑 친하지 않으니까, 관심도 별로 없고.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왠지 보기만 해도 싫은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다만 보기만 해도 역한 그 사람의 성격이 착할-바보 같을-경우에는 놀림감이 되기 십상이다. 스무살 넘어가지고도 사람 성격 가지고 놀리고 괴롭히면 안된다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이 답답한 건 또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도 이제 그만 괴롭혀야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 그만 괴롭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