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는즐거움

데이비드 실즈 -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by Desmios 2011. 7. 12.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 6점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문학동네
  중학교 때 부터 "좀 죽었으면 좋겠다"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아직도 안 죽은 것을 보면, '짐 캐리의 저승사자'에 나오는 주인공 처럼 죽겠다를 한 만 번 한다고 해서 정말 죽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가 보다.
  말은 죽었으면 어이구 어이구 하지만 아직도 난 잘- 살고 있다. 사실 나는 죽는 다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게 틀림 없다.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겠지만) 저자 데이비드 실즈는 자신과 아버지의 가치관을 비교하며 죽음에 대해 말한다. 참 나, 이 책을 뭐라고 분류해야 할까. 아버지와 자신의 과거 이야기, 그들의 바람, 생물학적인 이야기, 육아, 사람들의 기억력 별별 얘기가 다 있어서 무엇이라고 말해도 나머지를 놓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들이 싫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모두들 언젠가는 헤어질 사람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는 모를 것이 분명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진리는 저녁이 되면 배고플 것이라는 예상보다 더 멀리 느껴지고 나는 죽는 것보다 늙는 다는 것이 더 무섭다. 늙는 다는 것은 곧 죽음의 표상이기 때문에 나는 사실 죽기를 무서워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 속의 - 자글자글한 손등에 감겨있는 조잡한 보석들, 발등에 튀어나온 핏줄을 감추는 두꺼운 스타킹, 어떻게든 벗겨진 머리를 가려보고자 하는 안타까운 옆머리, 옆자리에 앉은 노인들의 냄새와 트름, 무표정일 때조차 화난 것 같은 세월에 치인 얼굴들. 나도 늙는 다는 사실이, 무엇도 느끼지 않고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가래침만 뱉을 뿐이게 되어버린다는 예정이 너무나 무섭다.

  "서른 셋이면 난 아마 죽을 거야" (2절 : 봐봐, 생명선 손금이 짧잖아 이게 딱 서른 셋이야) 는 나의 애창곡이고 그 얘기를 할 때마다 모두들 질색하거나 이제 질려서 신경도 안써주지만 내가 과연 진심으로 그것을 바라고 있을까? 예전 만큼 "당연하잖아! 바라지도 않는 거 뭐하러 말해 관심 달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가 없게 되었다는 건 알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


 


 

  1. 오래 안살고 말지 체 [본문으로]

'읽는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 퇼레 - 자살가게  (0) 2011.07.16
토마스 퀴네 외 - 남성의 역사  (0) 2011.07.11
김려령 - 우아한 거짓말  (0) 201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