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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충남의 산등성이

by Desmios 2008. 12. 22.
충남 연기군 전의면 전의역

  나는 나름 충남 토박이라고 할 수 있다. 충남에서 태어나서 충남에서 자랐고 비록 이사는 많이 다녔지만 잠깐 대전에서 일년 산 것을 제외하면 (사실 대전도 충남 안에 있잖아!) 거의 충남에서만 빙빙 돌며 살았다. 그래서 나는 충남의 물맛에 익숙하고 충남의 산자락에 익숙하다.

  방학동안 여행이라도 다닐라 치면 나는 다른 고장의 산세를 보며 생경함을 느낀다. 강원도의 답답함 마저 느낄 정도의 높은 산들, 전라도의 큰 바위 같은 우직한 산들, 경기도는 영 어중되서 잘 모르겠고 서울은 산이랄 것도 없이 빽빽하게 집들이 들어차서 저게 산인지도 모르겠고. 경상도는 가본적이 별로 없구나. 제주는 외국 같은 느낌이어서 (오름도 참 특이하고) 제외하고. 이렇게 써놓고 보니 비교 할 만큼 잘아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충남의 산등이 익숙하다. 너나 잘난척 하지 않고 서로 어깨동무를 한 산자락. 나긋나긋하게 어릉진 구릉들. 물론 계룡산이나 충북 쪽으로 넘어가면 꽤 높은 산들이 나오긴 하지만 내가 익숙하게 보고 자란 것은 높은 봉우리 없이 곡선으로 이어진 곡선들이다. 그것들은 모나지 않고, 그렇다고 아주 판판하지도 않게 서로에게 기대고 있다. 상냥하고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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