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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알랭 드 보통 - 우리는 사랑일까

by Desmios 2009. 3. 16.
우리는 사랑일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은행나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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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MANTIC MOVEMENT - Alain de Botton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꺼리기 마련인 이 창피한 제목을 참고 보기로 했다. 사랑 어쩌고 저쩌고 운운하는 책들을 나는 참 창피해 한다. 그런 책에서는, 얘는 이런 사랑을 하고 있고 쟤는 이런 사랑을 하고 있어서 쿵짝쿵짝 이랬데요 하는 가감 없는 내용을 들려주고는 읽는 사람들은 그런 남의 연애사에 굉장한 관심을 표한 다음 '적어도 나는 이렇지 않아'하고 끝나는 것이 지겹기 때문이다. 

  저번에(090307)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어 놓고 들었던 걱정이, 소설가로 생각했던 알랭 드 보통의 논문 같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첫인상이 '논문식'으로 굳어져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는데 (1 '알랭 드 보통'에 대한 첫인상이 이런 논문 같은 글로 다가왔다는 것이 조금 속상함) 우리는 사랑일까 역시 무언가 소설의 탈을 쓴 무언가 같은 느낌이라서 이제는 아주 마음을 편하게 갖고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고 있으면 연애를 많이 안다고 하는 누군가가 앨리스와 에릭의 예를 들어서 나에게 연애에 대해서 설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 때는 그 예시가 나의 경우에 정확하게 맞아서 '어머! 속을 꼭 찝어 내다니 불쾌해!'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면서도 책을 덮은 지금의 경우에는 마치 혈액형 성격을 보는 듯하게 굉장히 많은 특성 속에서 나와 비슷한 경우를 한경우도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사람이 사는 게 거기서 거기지' 자신의 연애 행적이 앨리스 같은 경우, 에릭, 혹은 수지나 필립 같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감정이입을 잘하는 동물이라서 브라운관(요새는 LCD지만) 속 누군가가 자신의 사랑 때문에 울면 '아이고 저걸 어쩌나' 하면서 따라 눈물을 흘려 주는 것이 인간사 따뜻해 지는 비결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약간 불쾌하지만-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괜시리 앨리스와 나, 에릭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 우리는 사랑일까? 그걸 누가 판결 내려주는데? 지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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