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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더글러스 애덤스, 마크 카워다인 - 마지막 기회 05,0903

by Desmios 2009. 3. 25.
마지막 기회(더글러스애덤스의 멸종위기생물탐사)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더글러스 애덤스 (해나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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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기회’라는 것만큼 매혹적인 말이 있을까? 
희소성의 가치가 중요시 되는 이 시대에서 이 만큼 우리의 지갑을 쉽게 열게 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한정 판매, 한 개 남았습니다! 이 가격에 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지금 전화하십시오! 기타 등등.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자연이 베푸는 마지막 기회를 왜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 버리는 것일까? 몇 십 년, 몇 백 년 만에 한 번 볼 수 있다는 별의 일주 모습,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는 그 지나쳐가는 마지막 기회가 정말로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도록 확실히 붙들어 두라고 호소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마저도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말이다. 
  물론 모든 멸종당한 동식물이 인간에 의해 멸종당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모든 동물은 인간이 벌인 일 때문에 멸종 위기에 몰려 있다.
 도도새는 인간에 의해 멸종된 가장 어이없는 예이다. 깃털이 아름다운 것도, 고기가 맛있던 것도 아니어서 인간이 그 새를 취해야할 아무 이유가 없었음에도 단지 재미 때문에 이 날지 못하는 비둘기는 그 모습을 볼 마지막 기회도 남기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또한 지금 이 시간에도 내가 알지 못하는 수 많은 동식물들이 인간의 무관심과 탐욕에 의해 마지막 기회라는 벼랑에 서서 멸종이라는 허공으로 몸을 날리도록 강요받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 번이나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살리자! 라는 말이 몹시 우습게 들린다. 작대기를 쥐기 시작한 음흉한 원숭이인 인간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몇몇 동물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을 멸종당하기 직전까지 몰아 붙였다가 스스로의 잔인성을 자책하며 그들을 보호한다는 행동 말이다.
  또한, 이 책의 글쓴이와 뜻을 함께 하는 멸종위기 동물 보호론자들은 모두 진화론을 그 이상의 바탕으로 하는 일종의 진화론 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멸종위기 동물이 가지는 진화론에서의 특수한 진화와 그 희귀성에 따른 중요성에 대해 피력한다. 진화론이라고? 진화론에 의하면 잘난 놈들은 진화해 살아남고 못난 놈들은 떨어져 멸종하는 것이 이치가 아닌가? 잘난 놈들 중에서도 왕성한 생식욕과 탐욕으로 그 정점에 서있는 거대한 인간이, “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하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려는 생존력 떨어지는 동식물의 끝을 늘어 잡고 있다. 그렇게 인간이 사육해 지켜진 동식물들이 진화론의 학설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가? 진화론주의자도 아닌 내가 하는 말이 얼마나 정확하고 잘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은 분명히 과학 ‘독후감’이고 따라서 나는 분명하게 말해둔다.   
  어디까지가 자연의 섭리인가? 코모도 섬에 들어온 인간들 때문에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가 침해 받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생태계를 그냥 놔두는 것만이 자연의 섭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인간도 결국은 자연의 일부이고 거주지의 이동이나 자연의 훼손을 비자연적인 일이라고 보기에는 인간은 그렇게까지 자연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발을 하던 나무를 베던 그 행동들은 결국 인간 이전에 지구 생태계에 속해있는 한 동물로서의 생존과 행복의 추구를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호한다며 떨어져 나가야할 것들을 붙잡고 있는 것은, 정작 자연이나 동식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인간들 멋대로 동정심을 갖고 동식물에게 감정이입해서 원치 않은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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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독후감은 학교에 내는 과학독후감의 일종으로 05년에 쓴 글인데, 나는 이 글을 내 놓고는 언감생심 내가 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도대체가) 나는 내가 상을 받지 못한 것에 살짝 분노하면서 상을 탄 독후감을 읽어 보았고 (과학 콘서트라는 책을 읽고 쓴 독후감이었다) 그 독후감이 내가 쓴 것 보다 잘 썼다는 것을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블로그에 책 포스팅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꽂이에 있는 '마지막 기회'를 다시 읽고 포스팅을 위해 옛날 독후감을 찾아서 수정하다 보니 이런걸 써놓고 무슨 상을 바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 저, 문장도 문단도 엉망진창이고, 내용이 어딘가 삐뚤어져 있는데다가 삐뚤어진 것이 제대로 된 방향도 아니고 논리가 부실하기 그지 없었다.

  멸종위기 동물들에게 인간이 감정이입해서 쓸 데 없는 짓거리를 벌인다는 내용의 논리는 이런 것인데,

 1 진화론은 우등한 생물이 살아 남고 열등한 생물이 사라지는 것이다 : 멸종 당하는 것은 열등한 것들이다 :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살피는 것은 진화론(자연의 섭리)에 위배된다.
 2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므로 그들이 만드는 도시나 문명 역시 자연의 섭리이다 :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동식물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2번은 그냥 둔다고 하더라도,
 1번의 진화론에 대한 내 논리가 맞냐고 친구(물리과)에게 물어 보는 통에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 알 게 되었다. 
 멸종위기 생물을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저절로 그렇게 된, '자연의 섭리'에 의해서 멸종되는 생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인간의 단견으로 멸종당하게 되는 생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멸종위기 생물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자연의 섭리'에 의한 멸종이 아닌 '인간의 어리석음'에 의한 멸종을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하나가 남는다. 멸종위기 생물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가?


   대부분의 경우 멸종위기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는 생태계의 조화와 균형을 위해 생물종의 다양성을 이유로 든다. 생물종이 다양해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감자나 고구마같은 식물들은 꽃에서 나는 씨로도 파종을 해서 기를 수 있지만 자라고 있는 줄기를 잘라내서 심어도 거기서 또 같은 형질의 감자나 고구마가 나오게 된다. 그래서 맛있는 고구마가 열리고 병충해에 강한 어떤 고구마 줄기를 잘라내서 온 밭에 심으면 그 밭에서는 모두 똑같이 맛있는 고구마가 자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우수한 품질을 유지 할 수 있지만 만약 그 형질의 고구마가 이겨내지 못하는 병이 돌게 된다면 그 밭의 올해 작물은 완전 망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생물종이 다양하지 못하고 몇 종류만 남게 된다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재앙이 몰려 온다면 그 재앙을 이겨내지 못하고 생태계가 무너져 버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멸종위기등급:인간의경우


  같은 맥락에서 이전에는 없다가 새로 나타나는 질병들의 치료약이 마찬가지로 이전까지는 주목되지 않던 생물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후로 나타날 질병의 치료약을 위해서도 생물 다양성을 유지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났는데 그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반달가슴곰이 이미 멸종한 상태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라는 이유로 결국 인간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면 멸종위기종들을 보호해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호오에 따라서 어떤 생물은 멸종하고 어떤 생물은 보호대상이 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모기의 경우는 과학자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멸종시키려고 노력하는 경우' 라고 했는데, 모기는 인간에게 유해하니까 멸종시키고, 바퀴벌레는 징그러워서 멸종 시키고, 반달가슴곰은 우리나라 시조라 그러니까 보호하는 그런 인간 위주의 호오는 단견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바퀴벌레는 어떤가, 어떤 못생긴 물고기는? 인간에게 위해를 끼치는 생물은 멸절당해야 마땅하고 못생겨도 위해를 가하지 않는 생물은 보호 해주어야 하고 인간이 좋아하게 생긴 털달린 포유류는 예쁘니까 개체수가 확 늘어나도 상관 없다는 식인가? 
  멸종 시키려고 하지만 멸종 안되잖아! 라고 하다가 어느 순간 정말 덜꺽 없어져 버릴 위기에 쳐하면 사람들은 바퀴도 멸종위기곤충으로 보호할까?


  친구들에게 멸종위기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그 것을 왜 보호해야 하는가를 물어 보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들은 그냥 두지만 인간의 개입에 의해서 멸종하는 것들은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 밖에 존재 한다는 생각이 아닌가? 인간은 자연의 사이클 밖에 존재 하는가? 개미도 자신들의 건축물을 자연에서 재료를 찾아서 자연 안에 짖는데 개미집은 자연이고 인간의 집은 자연물이 아닐 것은 또 무엇일까? 넓게 본다면 인간이 잘먹고 잘 살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은 다 자연의 섭리로 그렇게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인간들은 자신들만이 생각을 가지고 있고 위대하기 때문에 다른 생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각주:1]에 근거해서 보호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의식 속에도 인간우월주의가 미미하게라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역개정 창세기 http://kcm.co.kr/bible/kor/Gen1.html
한국야생동물연구소 http://www.wildlife.re.kr
한국수달보호협회 http://www.akoc.org
  1. (창 1:26-30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3)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 / 또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먹을 거리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 : 유대-로마-유럽-미국 으로 이어진 인간최고의 근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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