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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권정생 - 죽을 먹어도 080511

by Desmios 2009. 4. 2.



 나는 내가 이상주의자라고 줄 곧 생각해왔다. 더 좋은 것, 더 훌륭한 것, 더 정의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이상주의보다는 현실주의 처럼 행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상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고, 이상을 위해 투쟁하지 않았다. 그저 나의 이상을, 이상적이지 않은 세상을 비웃었을 뿐이다. 비웃는 다는 것은 결국 내 자신도, 세상도 바뀌지 않는 비겁한 나의 타협이었다.
 나는 내가 싫은 것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그 것은 아니오.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자라게 되었다. 아니오 라고 말했던 내 자신 스스로를 신기하게 돌아보면서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오늘보다는 내일 더 비겁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이상을 포기할 수가 없다. 언제나 이런 글들을 읽으면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죽을 먹고 살아도, 평화와 통일과 행복을 위해서는 아니오 할 것은 해야 한다는 글들.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누구나 말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살기는 힘들 말.

 무엇보다도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워. 우리가 아름답게 만들면서 살고 있으니까. 모두 다같이 노력하면 더 아름다워질거야'
라고 말하며 베시시 웃을 수 있는 마음 그 자체. 나는 그렇게 말할수가 없었다.

 사람이 다만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다만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 죽을 먹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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