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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설

길상사 가는 길 : 오토바이 수리

by Desmios 2009. 4. 18.

  벼르던 길상사에 가기로 했다. 밥먹으러 가자는 것을 꾸물거리다가 런치 타임을 놓쳐서 어쩔까 고민하다가, 어디 공원에 가서 놀다가 가는 건 어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창경궁 온실은 저번에 갔고, 창덕궁은 대인 입장료가 3000원이래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깨진다길래(왜!) 어쩔까 하다가 싸이에서 이 노래를 들은 것이다.
  좋다! 길상사에 가자!
  혜화로터리에서 정릉으로 넘어오는 산길은, 정릉에서 혜화로 제대로 택시 한번, 혜화에서 정릉으로 헤매면서 택시 한번, 혜화에서 정릉으로 헤매면서 스쿠터 한번, 총 세번 왔다 갔다 해본 경험이 있다. 길상사는 세 번 모두 표지판을 발견 했으니 이번에는 쉽게 찾아 갈 수 있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아리랑 고개길을 넘어가다 보니 둘이 탄 스쿠터의 속력이 나지 않는 사태 발생! 혼자 탔을 때는 그래도 못올라가진 않았는데 무거운 두 명이 타고 있으니 거의 멈출 지경이었다. 급하게 선회해서 친구에게 소개받은 'XX모터스'로 직행. 

  스쿠터는 나의 오랜 꿈이었는데, 돈이 없어서 항상 꿈만 꾸다가, 이번에 급하게 친구가 처분을 하게 되어서 정말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드디어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자(초보자)가 혼자 차 수리 하러 가면 바가지 쓴다' 및, '어른은 어리버리해 보이는 애들을 항상 벗겨 먹는다'가 두려워서 지금까지 가지 못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런 상태의 스쿠터로 길상사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쿠터 신의 가호를 빌며 찾아가게 되었다.

  대충 상태를 이야기 하고, 사장님이 한 번 타고 오신 후에 둘이 타는데 힘이 좀 떨어지면
 '무브볼'을 갈자는 말씀을 하셨다. 뭐야 그게 시양 ;ㅅ;
  예의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이래저래 물어보고, 갈기로 결정. 뜯은 김에 벨트도 같이 갈기로 했다. 후덜덜,

 무브볼은 가벼운 것을 쓰느냐 무거운 것을 쓰느냐에 따라서 최고속도과 가속력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가벼운 것을 쓰면 최고속도가 떨어지고 가속력은 올라가고, 무거운 것은 반대) 나는, 스쿠터에 둘이 타고 언덕을 올라가는 경우가 많고 속도는 그렇게 많이 내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무브볼로 갈았다. 

  내가 제일 무서워 했던 가격 문제는, 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무브볼 : 11000원 +인건비 = 28000
  벨트 : 25000
  도합 5만8천원

  나중에 와서 찾아봤더니 (그냥 잊어 버리면 좋을 텐데 성격상 집에와서 한 번 찾아보고 배아파 하지 않으면 잠을 못잔다) 센터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고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니가 혼자 하세요. 
  
 네, 다음에는 혼자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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