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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진/花無十日紅

年年歲歲人相似

by Desmios 2009. 1. 10.


年年歲歲花相似
해가 가고 나이를 먹으면서 꽃은 서로 닮는다.
歲歲年年人不同
나이를 먹고 해가 가도 사람은 서로 닮지 않는다.
 -마스터 키튼 3권



 나는 나의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 가는 것을 보며, 사람이 사랑을 한다면 바로 저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서로 사랑하고 언제나 서로 웃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싸우고 말다툼도 하고 반찬 투정도 하고 장난도 치고 그렇게 함께 살아가면서 오래오래 살면서 서로를 닮고, 서로의 좋은 점도 닮고 서로 싫은 점도 닮고 결국에는 둘 다 바보가 되어서 헤헤 서로를 보며 웃을 수 있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 세계는 다들 반쪽 짜리 하트들이 살고 있는 세계였다. 
  한 잘생긴 반쪽짜리 하트가 있었다. 그는 멋진 자신의 모습과 꼭 닮은 나머지 반쪽을 찾아, 하나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세상을 헤맸다. 어떤 반쪽은 자신과 색이 같지 않았고, 어떤 반쪽은 자신과 모양이 달랐고, 어떤 반쪽은 자신과 크기가 달랐다. 그 모두를 비웃으면서 그 잘생긴 반쪽짜리 하트는 세상을 계속 헤맸다.
  어느날, 완벽한 모양의 온전한 하트로 살고 있는 노부부를 만났다. 세상에 저렇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한쌍이 있을 수가! 하고 놀란 그는 그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완벽한 짝을 찾을 수 있습니까?"
 그들은 대답했다.
  "우리도 처음부터 이렇게 똑같이 들어 맞는 한 쌍은 아니었다우.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색깔도 달랐지. 하지만 우리가 오래 함께 하며 서로 깎이고 보다듬다 보니 이렇게 꼭 어울리게 되었지."


  부부란 그러한 것이라고, 오래 산 부부란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사랑을 믿지 않지만 나의 부모님이 보여주는 오래된 부부의 사랑에 대해서는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年年歲歲人相似
해가 가고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은 서로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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