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그걸 생각해 내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것이 재밌다고 생각해서 그 농담을 자주 쓰고 좋아한다. (다른 사람역시 그 농담을 재밌다고 생각하는지는 확신을 못하겠다.)
새해 초에-신정이든 구정이든 간에-서로 새해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하면 새해복이 착착 쌓이게 되고 나는 내가 얼마만큼의 새해복을 저장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이후로 부터 뭔가 운 좋은 일이 생기게 되면 그 것은 새해복을 쓴 것이던가, 새해복이 아닌 나만의 운을 쓴 것이던가. 여하튼 운좋은 일이라는 게 잘 안 일어나는 나의 신세에 운 좋은 일들은 새해복으로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전에 국세청 현금영수증 복권 5등에 당첨이 되었을 때도 나는
"아놔, 벌써 부터 이런데에 새해복을 써버리면 연말에 불우한데" 라고 말해 스스로 그 농담을 즐겼던 것이다.
또 이 농담을 쓰는 예시는 예를 들어 친구가 발 밑에서 백원을 줏었을 경우에
"얌마, 벌써 그런데다가 새해복을 쓰면 어떻게해!"
라고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새해라고 할 시기도 좀 많이 지나갔고, 이런 농담의 근간이 되는 저 (새해복 적립)이라는 생각이 다른 사람 머리 속에 많이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농담을 하는 나는 약간 나만 즐거운 농담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와서 이렇게 농담을 풀이해 놓고 보니
마치 중고등학교때 문학 소설, 시를 왕창 분해해 놓고 그 난자된 작품을 슬퍼 했던 것 같은 소위 '현대의 과학자'같은 변태같은 기분이 들어서
약간 불쾌해졌다.
게다가, 지금 이 말투는 '지옥의 댄스'에서 나오는 말투잖아! 얏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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