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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13

사소한 행복 나의 행복은 사소하다. 일상적이고 순간적인 것들, 고등학교의 어느 시험기간, 너무 싫은 윤리 공부를 하며 윤리책 구석에 끄적거려 놓았던 낙서에 써놓았던 것 처럼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릴 행복, 예를 들자면 오후 3시의 햇빛이 흐르는 교정 같은 것들 예를 들자면 고개를 딱 돌렸는데 미묘한 각도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같은 것들 그 행복한 순간이 지나가고, 나를 행복하게 했던 것들이 사라져도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은 눈물 자국이 남듯이 가슴에 남아 있다. 그건 나의 아주 사소한 행복. 2009. 2. 4.
우리네 사는 세상 현란해서 눈이 아플 지경이다. 울그락 불그락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저녁 11시면 아직 밖에 휘황찬란 밝고 (인공 조명에 의해서) 아직까지 티비보면서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저녁을 먹을 시간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곳도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골 고향집인 우리집은 8시만 되도 거실 불은 꺼지고 다들 각자 방에 들어가서 자기 할일을 하다가-가족 모임은 이제 파한것이다- 잘 준비를 한다. 벌써부터 '주무시니까 조용히해라' 시간이 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처음 대도시에 사는 친적집에 놀러 갔을 때는 11신데도 가족 모두가 자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시골쥐 도시쥐 하는 옛날 얘기 같지만 아직도 이 곳은 밤에 누우면 이명이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가로등이 듬성듬성 .. 2009. 1. 6.
081128 외부순환도로 국민대 램프 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녀도, 찍어야 겠다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찍지 못하고 돌아오게 된다. 같은 피사체를 두고도 아 저건 찍었던 거지 하고 지나가게 되면 아무 사진도 못건진다. 매일 보던 거리도, 매일 보던 친구 얼굴고 찍고 싶다, 또 찍고 싶다, 또 찍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또 새롭고 아름답게 보인다. 필카를 들고 한참 돌아다니면서 '찍고싶지만 이상한 찍을 것 빼기'를 했더니 디카를 들고 있어도 좋은 셔터찬스를 못잡는다. 과감하게 찍어야 할 때는 덜덜 거리느라 놓치고, 이상한 디카 허영이 살며시 생겨서 필요 없는 부분에서만 많이 찍어서 사진 골라내는데 고생을 한다. 깊은 생각 없이 셔터를 누르면 후보정을 하면서 뒤지게 고생을 한다. 아무리 해도 마음이 안드니까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보고.. 2008. 12. 2.
너에게 말하지 않은 욕망 K20D, F.4.5, 1/60초, ISO-400, 40mm. 국민대 7호관 앞 육교 엘리베이터 근처에 있는 화단 너에게 말하지 않은 나의 욕망 재생버튼을 눌러주세요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 너의 뇌리에 박힌 사람이, 너의 마음에 담긴 사람이, 네가 잊지 못할 사람이 되고 싶다.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너의 정신에 뿌리박힌, 너의 무의식 속에 들어앉아 너의 습관에 자리잡은 근본적인 기억이 되고 싶다. 네 생활과 네 언동에 나의 그림자가 비치고, 네가 무언가를 그리워 하면 내가 그 그리움의 근원이 되고 싶다. 너의 행복이 아니라 너의 슬픔에 맺힌 뮤즈가 되고 싶다. 사람이란, 꼭 그렇게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고 싶어 한다. 누군가에게로 가서 그의 꽃이 되고 싶어하고,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 2008.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