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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61

미안! 단체 사진을 찍을 때 '하나둘(셋)'을 외쳐주지 않으면 다들 걱정되서 난리다. 단체사진을 찍고 나면 다들 와서 작은 카메라에 머리를 들이 밀으며 자신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확인한다. 그렇게 의견 조율이 안되려 쳐도 단체 사진을 올리는 사람은 더 많은 스크랩수를 올리기 위해서 평균적으로 제일 잘나온 사진을 올리려고 해준다. 사실, 더 많은 스크랩 수라는 얼핏 치졸해 보일 수 있는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세상 일이라는 것은 주는 만큼 오고 오는 만큼 또 가는 게 아니겠는가. 내가 남들의 흉한 사진을 많이 올리려면 나 자신도 흉한 사진이 올라갈 각오를 해야 하는 법. 남들 잘 패는 놈은 맞을 각오도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집 개 (이름이 뭐더라) 가 "왜 시발 나 눈감은거 올렸어!" .. 2009. 1. 26.
오래되고 지겨운 새해 또 다시 새해다. 계단 난간을 붙잡고 '나도 이제 일곱살이구나' 라고 생각했던 노란 오후로부터 십오년이 지났다. 지겨운 새해가 또 왔고, 앞으로 꼽을 새해도 한참 남았다. 아 지겹다. 말세니 말세니 하면서 세상은 끝날줄을 모른다. 뜨지 않을 것 같던 해가 뜨고 다시 뜨고 또 뜬다. 해가지고 날이 바뀌면 어떤 높고 굳은 바위도 자갈이 되고 먼지는 별이 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영원한 나라도 없고 영원한 정권도 없다. 그렇다고 지금을 견디기만 하면 되는 걸까? 어째 매번 똑같은 질문만 반복된다. 그마저도 지겹다 2009. 1. 24.
충남의 산등성이 충남 연기군 전의면 전의역 나는 나름 충남 토박이라고 할 수 있다. 충남에서 태어나서 충남에서 자랐고 비록 이사는 많이 다녔지만 잠깐 대전에서 일년 산 것을 제외하면 (사실 대전도 충남 안에 있잖아!) 거의 충남에서만 빙빙 돌며 살았다. 그래서 나는 충남의 물맛에 익숙하고 충남의 산자락에 익숙하다. 방학동안 여행이라도 다닐라 치면 나는 다른 고장의 산세를 보며 생경함을 느낀다. 강원도의 답답함 마저 느낄 정도의 높은 산들, 전라도의 큰 바위 같은 우직한 산들, 경기도는 영 어중되서 잘 모르겠고 서울은 산이랄 것도 없이 빽빽하게 집들이 들어차서 저게 산인지도 모르겠고. 경상도는 가본적이 별로 없구나. 제주는 외국 같은 느낌이어서 (오름도 참 특이하고) 제외하고. 이렇게 써놓고 보니 비교 할 만큼 잘아는 것.. 2008. 12. 22.
별 헤는 밤 용산역 아이파크 이벤트홀에서 펜탁스 K20D, 40mm 인간들이 스스로 별을 추방해 놓고는 별이 없는 하늘을 한탄하며 별을 만들어 올렸다. 12월의 서울은 거리마다 빛들이 별처럼 빛난다. 다 부질 없다, 별 가득한 내 고향에 가고 싶다. 하얀 입김에 뽀얗게 빛나는 별을 헤며 뿌옇게 차오르는 눈을 닦고 싶다. 2008.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