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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즐거움

스티븐 킹 - 닥터슬립

by Desmios 2015. 4. 7.

 

[세트] 닥터 슬립 - 전2권 - 8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황금가지


  스티븐 킹은 수 많은 작품을 썼고 그 중에서 영화화 작품들도 많다. 정말 유명한 작가지만, 내가 대학교에 올라와서나 겨우 스티븐 킹을 접하게 된 것은 호러/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동거인이었던 이내가 수업 시간에 canny와 uncanny에 관한 내용을 배우면서 나도 우연히 영화 미스트mist를 보게 되었다(미스트 영화 리뷰 링크)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선 스켈레톤 크루(조운트 책 리뷰 링크) 이후에 한참동안이나 스티븐 킹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 책, 닥터슬립은 스칼지 책을 한참 재미있게 읽으면서 존 스칼지의 책에 스티븐 킹이 들먹여 지는데(존 스칼지의 책 앞 뒤 표지, 띠에 자주 등장하는 글 귀는 "스티븐 킹이 SF 소설을 쓴다면 존 스칼지 만큼만 써도 다행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스티븐 킹을 좀 더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하게 된 책이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줄거리를 읽는 것은 스포 당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너무 무서워서,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나 좀 알아보고 읽어야 덜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에 책 뒷면의 줄거리를 먼저 읽게 되었다. 





  책으로, 글로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내가 좋아하는 다른 책인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언제 읽어도 무서운 문장으로 <마녀들은 항상 자작나무들 사이에 서있다>를 꼽았다. 


이 문장처럼, 닥터슬립에도 오싹한 문장과 문구들이 나온다. 괴집단 '트루 낫'을 설명하는 "속이 빈 악마들the empty devils", 


댄이 오버룩에 대해 알려주자 닥터 존이 말한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우리 틈바구니에 섞여서 우리를 양식으로 삼아 살고 있다고 믿으면.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곳에 사악한 존재들이 꼬이기 마련이겠죠" 라는 말을 읽으며 나는 감히 어두운 창문 밖을 쳐다볼 엄두를 내질 못했다. 


  공포감을 줄만큼 훌륭한 문장 이외에, 이 책의 또 다른 훌륭한 점은 드디어 나에게 공포영화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알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 나는 사람들이 공포영화를 보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다 끝나서 이제 잘 되었습니다~ 하고 주인공들이 도망쳐 나와도 나는 아직도 영화에서 도망치지 못했던 것이다. 무서운 이미지들이 머릿 속에 남아서 어두운 화장실의 전등을 키는 것도 무서웠다. 불이 들어오면 그 어둠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무언가가 빛에 놀라 내 쪽으로 달려 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2편을 예고하는 장면이라도 나올라치면 아주 최악이다.


  그러나 닥터슬립은 그렇지 않다. 책 두 권 내에서 아주 훌륭하게 기승전결을 끝냈다. 사람의 심리를 긴장/이완 시키는 데 도가 튼 작가의 정말 멋진 소설이다. 한참 무서웠던 부분이 해결되자 긴장도 풀리고 오히려 따뜻한 기분이 드는게 좋았다. 문제라면... 무서운 부분이 다 넘어가기 전까지 잠들 수가 없어서 (악몽 꿀 것 같아서..) 새벽 여섯시 반까지 책을 다 읽고 자야 했다는 것 뿐이다. 



  그래도 책이 훌륭했기 때문에 도서관에 있는 다른 스티븐 킹 책들에 도전! 이번에는 좀 더 이른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해서 일찍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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