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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적감성228

[연극] 개는 맹수다 서울러는 오페라, 전시회, 콘서트, 박람회, 연극, 페스티벌, 뮤지컬 등등등 손 쉽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세련된 도시인의 삶을 살 줄 알았다. 알고보니 박물관은 커녕 서울숲 노루(인가 사슴인가)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배신감 : 문화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는 건 시골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이 촌년의 환상을 짓밟다니! 그러나 얼마전 고향에 갔을 때, 고등학생인 동네 동생이 "언니, 서울에 살면 연예인 자주봐?" 하길래 대답할 말이 곤궁했던 것을 생각하면 나 역시 시골 사람들의 환상을 채워 줄 만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보다. 그래서 인 것은 아니지만 연극을 보러 갔다.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인디스튼가 뭔가 구린 네이밍의 봉사활동을 하고 온 친구가 극찬했던 바로 그 공연을 두산 아트센터에서.. 2011. 9. 29.
백가흠 - 조대리의 트렁크 조대리의 트렁크 - 백가흠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그 책 어떠냐고 물어 보기에 '더러운 책'이라고 말했다. 노인을 등쳐먹는 청소년들, 갓난애를 사려고 하는 가출한 마나님, 의처층 스토커 남친의 섹스 비디오, 밀린 모텔비와 기형아에게서 도망친 고아 부부 등등. 우리 삶과 생활 속에 이런 역겨운 일이 겹겹히 함께 있었나? 하고 아랫집 반지하의 깨진 창문을 쳐다보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었다. 얇고도 두터운 벽으로 나눠진 옆집에서는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몰라요-라고 하는 그 칙칙한 상상력에 나같은 중산층 소시민은 괜히 부르르 떤다. 그 일은 내가 애써 무시하고 있던 현실이자 곧 나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추신. 난 충남에서 태어나 충남에서 자라며 서산, 태안, 해미, 유구, 공주, 대전에.. 2011. 9. 28.
게리 슈테인가르트 - 망할 놈의나라 압수르디스탄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 - 게리 슈테인가르트 지음, 김승욱 옮김/민음사 눈 대 신 모래가 날리는 압수르디스탄. 엉뚱한 곳에 떨어져 버린 러시아 곰 미샤. 그의 순한 성정을 이용해 먹는 사람들 때문에 지쳐버린 미샨카. 남자는 평생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돌아가길 꿈꾸며 산다지만 미샤는 아버지의 애착 속에 살며 아버지의 품 속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이야기는 그럭저럭 재미있다. 147kg이라는 러시아 곰의 애정행각 (곧 ㅅㅅ)을 구역질 내지 않고 버틸 수만 있다면 꽤 유쾌할 수 있다 (.. 아니 그게 유쾌한 부분인 건가?) 그러나 난 그 보다는, 사막에서 당하는 이 압수르디스탄 얘기보다 러시아 사람들은, 난 그 추운 나라에 갈 자신이 없어서 (난 추위를 꽤 탄다) 그 사람들을 만날 일도 요원하지만, 아일.. 2011. 9. 27.
볼프강 한텔 - 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 볼프강 한텔-크비트만 지음, 장혜경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책을 읽고 난 후에도 난 잘 모르겠다. 도대체 걔랑 왜 사귀는거야? 라는 질문에 '어쩌다보니'라고 밖에 대답 할 수 없는 이 애매한 상황. 나는 너를 왜 선택했으며 하필이면 너를 선택했을까. 올리비아 저드슨의 "모든 생물은 섹스를 한다"라는 책에, MHC(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유전자 조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진실의 열매 p.79 이 유전자 조합에는 많으면 천 가지에 달하는 유전자가 있을 수 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최대 천 가지의 서로 다른 형태를 띠기 때문에 엄청나게 다양하다. MHC는 개개인에게 고유한 체취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 2011.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