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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108

봉선화 물들이던 날 여자 아이들은 대부분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래서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고 간 남자는, 남자친구들에게서는 그런 이야기를 못듣지만 여자 친구들에게서는 들을 수 있다. 봉선화를 물들인 손톱이 첫눈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그래서 남자친구들이 그의 손톱을 보면 '남자 새끼가 그게 뭐냐' 라는 소리를 듣고 여자친구들이 그의 손톱을 보면 '첫사랑 이루어 지라고?'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그가 낭만적인 성격인가 아닌가 나는 알 수 없다. 그저 나 자신의, 봉선화와 손톱 물들이기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뿐이다. 나는 손톱이 예쁘거나 손이 예쁜 것도 아니라서 길러서 남 보여줄 생각도 없고, 애초에 그런 미학적인 이유보다는 그저 나는 손톱을 길게 기르면, 컴퓨터 타자를 치기 불편하기 .. 2008. 11. 9.
핀 꽃을 보며 피어있는 꽃을 보며 진 꽃을 떠올리는 것이 기우일까? 꽃은 흐드러지게 피고 이내 진다. 아름답고 빛나는 것들이 한 잎 씩 똑똑 떨어진다. 그런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슬프다. 슬퍼서 더욱 아름답다. 2008. 11. 7.
모든 것이 처음에는 아름다웠을 것이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을 것이다. 피지 않은 꽃은 사랑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피고 진 꽃까지 사랑스러워 할 줄을 알아야 한다. 강아지도 망아지도 아기도 사랑스러운 까닭은 그것이 자랄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랄 것임을, 늙을 것임을, 죽을 것임을. 2008. 11. 7.
백제문화제 축제도 비즈니스다 이젠 무엇이든 돈과 상관있다. 우리들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뼛속까지 돈으로 물들어 간다. 돈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닌데 사람들은 도구를 목적화한다. 인간 족속이 목적을 혼동하는 일은, 하루 이틀 갑녀 을남 이루어 진 것도 아니지만서도. "난 언제나 나를 순수하게 해 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 - 생텍쥐페리 2008.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