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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리뷰125

티타니아 하디 - 장미의 미궁 장미의 미궁 - 티타니아 하디 지음, 이원경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이제부터 장미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 한 세 번 생각해 본 다음에 읽어야겠다. 기독교, 비밀, 수도회, 휴거, 열쇠, 성당, 셰익스피어 운운. 그 문화권에서 나고 자라서 그 토양의 문화에 해박하거나, 장미나 비밀과 음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 읽어보지 않아도 내용이 빤히 보이는 플롯에서 '결국 그래서 상자 안에는 뭐가 들어있는데'를 제외하고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곤 없다. 책의 1/4이 지나도록 아직도 서두 부분에 머무를 때 알아차렸어야 하는 건데. 어째 소설적인 이야기 전개보다는, 자기가 조사한 자기딴엔 흥미로운- 장미와 숫자 34의 비밀을 지껄이기 위해서 장장 565페이지나 되는 이 긴긴 책을 쓴 것.. 2011. 8. 8.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041120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앤서니 브릭스 서문/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나는 책을 읽을 때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 글은 쓰레기야.' 톨스토이는 나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 '내 글은 정말 쓰레기야. 내가 뭔가를 쓴다는 것이 꼭 죄를 짖는 것 같아.' 그러고 보니 톨스토이의 작품을 제대로 읽은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어린이 세계문학 전집에 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톨스토이를 우습게 안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톨스토이에게 사과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이반'을 떠올린 것을, 이런 작품에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는 것을 사과한다. 아무나 '문학의 거봉' 이라는 칭호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눈물을 흘.. 2011. 7. 20.
파스칼 메르시어 - 레아 레아 -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두행숙 옮김/상상공방(동양문고) 딸을 둔 아빠에게는 잔인한 소설이 될 수 있으니, 아빠와 친한 딸이라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책 머리부터 독자는 딸인 레아의 추락을 냄새 맡을 수 있고, 줄과 줄 사이를 아버지인 마틴 반 블리에트와 함께 걸으며 천천히 이야기의 전모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미 레아의 결말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이야기를 시시하게 만들진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진한 동정을 느끼게 될 뿐이다. 아버지들의 눈에 딸이 얼마나 예쁠까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와도 닮았으면서 자기 자신과도 닮았으니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아버지는, 자신이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생각을 내가 말했을 때 깜짝 놀랐다고 하셨다. 그런데도 더이상 아빠의 조언이 필요 없.. 2011. 7. 19.
장 퇼레 - 자살가게 자살가게 -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열림원 속았다! 제목에 속았어! 재밌을 줄 알았는데 완전 청소년 용의 교화 소설이었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미하니라. '자살가게'라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내용이 너무 뻔하고 유치하기 그지 없었다. 웃기지도 재밌지도 않은 유치함. 우울해 보지도 않은 사람이 우울한 척을 하고 있을 때, 어른이 아이인척 하고 있을 때, 부자가 가난한척 하고 있을 때, 그리고 사람들이 그 것을 알아봤을 때 느끼게 되는 실소 뿐이다. 뭐, 마지막의 구절은 조금 생각해 볼 거리가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마저도 유치하게 느껴진다. 퉤퉤퉤 2011.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