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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도난, 신고, 발견 7월 28일에 도난당한 오토바이를 2주 뒤인 8월 9일에 찾았다. 오토바이 도난당했어요! 하는 포스트를 올리지 못한건 어떤 분 말마따나 '다리가 잘린 느낌'때문에 너무 슬퍼서 도저히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가 도난당한 후 일주일 간은 매일 스트레스성 장염으로 설사를 좍좍하고 창문 밑을 지나가는 씨티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 잠에서 깨곤했다. 그 다음주에는 필사적으로 마음을 가라앉힌 결과 설사는 안하게 되었지만 골목골목 애타게 오토바이를 찾아다니는 꿈을 꿨다. 간 오토바이는 간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사고를 내는 바람에 수리비로 35만원이나 박았던 쮼은 자기도 오토바이 찾아 다니는 꿈을 꾸는 주제에 슬픈 얼굴로 말했다. 오토바이 없는 이주일 동안 쉰 한숨만으로 풍선 오백개는 충분히 불 수 있을 .. 2009. 8. 12.
생존의 맛 Pentax K20D, F4, 1/2000초 ISO 800, 40mm 정릉3동 산동네 내가 요리를 해서 음식을 만들면, 왠지 맛이 없다. 맛이 없다는 게, 예의상 맛있다고 해줄 수 있을 정도는 되지만 그렇다고 맛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먹지 못할 만큼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먹자면 먹겠지만 먹는 즐거움을 느끼자니 좀 아쉽다. 오므라이스는 망했고 볶음밥은 그저 그런 맛이었고 김치찌개도 그저 그런 맛 (엄청나게 쉬운 요리라 그랬는데) 라면은 보통 맛이지만 라면이야 하라는 대로 한 것이니까 결국 똑별나지 않은 맛 그야말로 '생존의 맛'이다. 살려면 먹어야 하지만 먹는 다는 것이 나에겐 고역이다. 살기 위해 먹는 구나 꾸역꾸역. 어차피 소화되어 또다시 밀려올 끼니를 떼운다는 생각이 들면 사는 게 서글퍼 진다.. 2009. 8. 4.
홍대에서 1시간30분기다려 스파게티 먹기 Pentax K20D, F2.8, 1/30초 ISO 800, 40mm 홍대에 습하게티 집이 있는데, 유명한 집이라서 좀 기다려야 한다는 걸 나는 '아 거기 앞에 좀 앉아 있으면 되는 거겠거니'하고 그러자고 한 게 잘못이었다.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그 집. 배고프다가 배고프다가 서글픈 지경이 되어서 먹은 파넨가 뭔가 하는 건 느끼했지만 맛있게 느껴졌다. 정말 맛있어서 맛있었던 건지, 배가 너무 고파서 맛있게 느껴진건지, 기다리다 기다리다 뇌가 썩어버려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한끼에 한가지 음식을 먹을 텐데, 고작 30분 걸려서 배를 채우자고 2시간이나 음식 냄새를 맡으면서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이럴 때야 말로,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 2009. 8. 1.
대학로 포무노키 나는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 계란도 좋고, 버섯도 좋고, 케챱도 좋은데 그 것들이 다 같이 있는 요리라니! 정말 좋잖아! 해서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데, 다들 먹어봐서 알겠지만 오므라이스 요리치고 제대로 된 것 찾기가 참 힘들다. 시켜 먹는 오므라이스는 한결 같이 찐득찐득한 케챱 밥에다가 딱딱한 지단을 쌓아 가지고 슬라이드 치즈 한창 넣고 이름은 '치즈 오므라이스'입네 하는 걸 보면 내돈내놔 슈발! 학교식당에서 하는 오므라이스는 볶음밥에 계란 얹어서 존내 수상한 소스 두가지를 섞어가지고 '퓨전 소스 오므라이스'입네 하는 걸 보면 음식 갖고 장난치지마! 오므토토마토, 오므라이스팩토리는 가봤고 지나가다가 오므라이스 전문점이라는 팻말이 있으면 들어가보는 편이다. (오므라이스는 삽겹살집 만큼 흔하진 않아서) 여기.. 2009. 7. 1.